연휴 이후 '이재명 영장 기각' 반영 결과 관심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총선을 한 해 앞둔 추석 명절 민심은 사실상 총선 여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여야가 직접 현장 민심을 청취하고 연휴 직후 실시되는 지지율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더욱이 이번 추석은 시기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빅이슈'가 맞물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명절 밥상 민심의 향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추석 명절 민심 파악에 주력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민심은 민주당에 무게가 실려 있는 모양새다. 추석 연휴 직전 실시된 지지율 조사에서 내년 총선의 성격을 묻는 말에 '정권 심판론'이 더욱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내년 22대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52%,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39.1%로 집계됐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도 결과가 비슷했다. 지난달 25~26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10명에게 내년 총선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4.3%가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했고,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8.9%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엠브레인이 YTN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민주당 34.4%, 국민의힘 27.0%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차이를 보였다. KBS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36%, 국민의힘 33%로 집계됐다.
9월 25~27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27%로 나타났지만, MBC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4.8%, 민주당 34. 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각 여론조사별로 조사 방법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추세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새벽에 나온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여론이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은 추석 연휴 나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에서 추석 이후 민심 향배에 대해 "깜짝 놀랄 정도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 영장이 기각됐다"며 "(야당) 때리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본인들 무너지고 민심이 떠나는 것을 읽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석 민심이 고스란히 반영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오후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선거 유세 지원으로 일정을 변경한 점이 여론의 위기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김태우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강서구청장 선거와 또 다른 보이스가 나가는 게 별로 안 좋겠다, 지금은 선거에 모든 걸 다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기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는 이철규 사무총장과 강서구 방화사거리에서 집중 유세 활동에 들어갔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화곡동 일대에서 지원 유세를 하는 일정을 추가로 잡으며 당 지도부가 일제히 총력전에 나섰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