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통신 정책 미래 비전은 부재…신기술 개발 등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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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통신 정책 미래 비전은 부재…신기술 개발 등 뒷받침돼야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10.04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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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기조 맞춤형 정책에 치중…통신3사, 수익성 약화 우려
통신 산업 경쟁력 약화 지적도…"차세대 망 투자 등 차질 불가피"
정부, 홀로그램·메타버스 등 신기술 혁신 통한 미래방향 제시 필요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 3사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가격 인하 압박이 계속되면서 설비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수익성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이 통신비 규제에만 치중돼 있어 장기적인 미래 비전은 불투명하단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 대표와의 첫 간담회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통신사는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높은 가계통신비가 서민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돼 온 게 사실"이라며 "단말기 가격과 통신서비스 요금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국민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실제로 커버리지 부족 및 요금 대비 품질 저하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5G 요금제에 대한 비판이 적잖지만 통신사들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취약계층 대상으로 1조2000억 상당의 통신비를 감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 한 달간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데이터 30GB를 추가 제공하는 등 정부 기조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품질 미흡 지역의 서비스 개선을 지속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2022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재점검 결과에 따르면 품질 미흡 지역(구간) 79개소 중 74개소의 통신서비스 품질이 개선됐으며, 재점검 결과 당시 미흡 판정을 받았던 20곳은 완전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익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투자는 늘어나면서 통신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마치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수익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래로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9.3%에서 2014년 4%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7%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은 9.3%, KT는 6.6%, LG유플러스는 7.8%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도 3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0.8%, 8.8%, 9.9%에 그쳤다.

계속된 통신비 인하 주문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비 투자를 늘릴 여건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입장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동통신산업·서비스 가이드 2023' 자료를 통해 "대용량 서비스 증가로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트래픽은 42만5000TB(테라바이트)에서 1071만TB로 26배 증가했다"면서 "지속적인 요금 인하 추진 시 향후 산업 투자를 저해하면서 차세대 망 투자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비보다 비싼 단말기값이 가계통신비 부담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회 과학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이동통신 단말기 할부신용보험 지급 건수와 보험금 지급금액'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가 구매한 단말기 비용은 올해 7월 기준 87만3597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62만639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1%나 올랐다.

이에 따라 가계통신비 인하에 치중하기보단 다각적인 정책적 판단과 체계적인 인프라 전략,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정한 5G로 여겨지는 밀리미터파(mmWAVE)의 경우 정부는 제4이동통신사 개척의 신호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지만, 회절성이 떨어져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에서는 활용이 어렵다. 한국에서는 이음 등의 전략이 나오고는 있으나 추후 자율주행차 및 UAM 등 '6G 전환'을 위해 활동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엣지컴퓨팅·홀로그램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궁극적으로 데이터 사용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달 열린 'GSMA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서 "홀로그램 통신을 구현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존 영상통신이 서로 얼굴만 보며 음성통화를 한 것이면 홀로그램 통신은 각자의 신체가 모두 구현된 홀로그램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최대한 발을 맞출 계획이지만, 일방적인 압박 정책만으로는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만일 통신사가 홀로그램 통신 구현에 성공한다면 관련 부가 서비스 출시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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