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혼다 파일럿, 더 커지고 효율 높인 대형 SUV
상태바
[시승기]혼다 파일럿, 더 커지고 효율 높인 대형 SUV
  • 최동훈 기자
  • 승인 2023.10.09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원 확대·3종 저공해차 인증…보조사양 개선, 실연비 10㎞/L 육박
혼다코리아의 대형 SUV 올 뉴 파일럿.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혼다코리아의 대형 SUV 올 뉴 파일럿.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혼다코리아가 어코드, CR-V, 오딧세이 등 경쟁력 있는 패밀리카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온 가운데 최근 더 커지고 효율화한 8인승 대형 SUV ‘올 뉴 파일럿’(이하 파일럿)으로 라인업을 한층 보강했다. 혼다코리아는 안락하고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더욱 편하고 유쾌한 운전경험을 제공하는 점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파일럿을 어필하고 있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측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최근 파일럿의 단일 트림을 시승했다.

4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출시된 파일럿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폭과 전고가 그대로인 데 비해 전 전장 85㎜, 축거 70㎜씩 길어졌다. 이에 따라 외관 뿐 아니라 탑승공간이 더욱 확장됐다. 지하 주차장의 한 칸을 가득 메운 파일럿의 묵직한 탑승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겨드랑이가 벌어질 정도로 넓은 가로폭과, 두 다리를 여유롭게 놓을 수 있는 레그룸을 경험할 수 있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1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2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뒷좌석 시트는 2열 3개, 3열 3개로 구성돼 있고 이 중 2열의 가운데 작은 시트는 탈거한 후 트렁크 플로어 아래 칸에 보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탑승자는 2열 사이 빈 공간을 통해 3열 공간으로 더욱 편하게 이동 가능하다. 2열, 3열 시트의 등받이는 모두 앞으로 편평하게 접히기 때문에 짐을 싣거나 차박 등 실내 활동을 즐기기 용이하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에 키 167cm의 성인 남성이 앉아 있다. 허벅지 안쪽이 조금 뜨지만 2열 시트를 앞으로 이동하면 레그룸이 널널하고 장시간 이동해도 몸이 덜 힘들다. 사진=최동훈 기자

 

차량의 적재용량은 트렁크 527L, 3열 시트 폴딩시 1373L, 2열·3열 시트 폴딩시 2464L에 달한다. 이밖에 실내에 컵홀더가 14개나 탑재되고 각 열 곳곳에 C타입 충전포트가 적용돼 탑승자들 각자 시간을 보내기 좋겠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2열, 3열 시트 등받이를 모두 접었을 때 만들어지는 실내 공간. 사진=최동훈 기자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엔진룸. 사진=최동훈 기자

파일럿의 부드럽지만 탄탄한 주행성능도 패밀리카로서 매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파일럿에는 혼다가 성능을 개선한 브랜드 최강 엔진인 직렬 6기통 직접분사식 3.5L DOHC I-VTEC과 함께, 파일럿 최초로 10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이에 따른 파일럿 구동력은 최고출력 289마력, 최대토크 36.2㎏·m에 달한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운전석 레그룸. 사진=최동훈 기자

파일럿은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고속 주행하고 다시 멈춰서기까지 줄곧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가볍게 밟혀 들어가는 두 페달을 급작스럽게 조작해도 차가 심하게 덜컹거리지 않고 여유 있게 속력을 조절한다. 다만 과급기(터보차저)가 없는 자연흡기 엔진과, 고단의 자동변속기 덕분에 엔진 회전수(rpm)를 높일수록 매끄러우면서도 시원하게 내달린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에 장착된 브리지스톤 알렌자 20인치 타이어. 사진=최동훈 기자

고속으로 달릴 때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 엔진음 모두 미미하게 들릴 정도로 잘 차단된다. 노면 굴곡을 꼼꼼히 훑어 내리지만 차체 수평을 빠르고 부드럽게 되찾는 혼다 SUV 특유의 노면충격 성능이 계승됐다. 이번 시승 중에는 성인 2명만 탑승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타거나 짐을 많이 실은 후 운행했을 때 차량의 진가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기어콘솔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주행보조사양이 차량에 새롭게 장착돼, 먼 길을 달릴 때 뿐 아니라 교통량 많은 도심에서도 파일럿을 편하게 몰 수 있다. 파일럿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보조(LKAS) 기능을 켰을 때 활성화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가 신규 적용됐다. 이에 따라 서행 상황에서 앞차와 간격을 차량 스스로 유지하며 멈추고 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한다. 기능 사용 중엔 페달을 별도 조작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발목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의 후면부에 신규 적용된 차명(PILOT) 레터링. 사진=최동훈 기자

더욱 커진 만큼 주차하기가 까다로워졌지만, 시속 10㎞ 이하 낮은 속력으로 움직일 때 차량 앞·뒤에 위치한 대상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멈추는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이 안전한 이동을 지원한다.

이전 모델보다 더 커졌지만 동등한 수준의 연비를 달성하며 개선된 연료효율을 입증하기도 했다. 파일럿을 타고 서울 광화문과 경기 김포시를 왕복하는 편도 50㎞ 구간을 달리며 연비를 두 차례 측정했다. 도심에서 정지 신호를 자주 만나 멈추고 달리기를 반복했고, 교통량 적은 고속도로에서는 종종 고속 주행했다. 창문을 열지는 않고 에어컨을 2단계 정도로 틀었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을 운행한 후 기록한 연비(9.8km/L)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사진=최동훈 기자

이 후 기록한 연비가 9.8㎞/L. 8.0㎞/L로 공인 복합연비 8.4㎞/L 안팎 수준을 보였다. 교통이 원활한 구간을 주로 달리면 리터당 10㎞의 연비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일럿은 운행 중 탄소배출량(202g/㎞)을 낮은 수준으로 기록한 점을 인정받아 저공해차 3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국 공영주차장에서 주차비용을 50% 할인받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에 해당 모델 최초로 적용된 파노라마 선루프. 사진=최동훈 기자

파일럿은 이외 각종 편의 사양으로 서라운드 뷰 카메라, 전면 열선 와이퍼, 파노라마 선루프, 워크 어웨이 락(트렁크 이격 시 자동 폐문), 4인치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충전속도 향상) 등을 새롭게 갖춰 향상된 상품성을 보인다. 부가세를 포함한 파일럿 단일 트림 가격은 6940만원이다.

사진=최동훈 기자
올 뉴 파일럿 1열 동승석의 앞쪽 수납칸. 사진=최동훈 기자

파일럿은 엔진, 가격 등 스펙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자랑한다. 경쟁사 중 한 곳인 토요타의 동급 모델 하이랜더(7470만원)는 파일럿과 큰 가격 차이를 보이는데다 2.4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상품성을 일대일 비교하기 어렵다. 하이랜더 뿐 아니라 이외 동급 수입 모델에서도 직접 비교할 만큼 겹치는 스펙을 보유한 차량이 없는 상황이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달리면서도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갖춘 동시에, 국산 동급 모델과 작은 가격 차를 보이는 대형 SUV를 찾는 고객에게 파일럿이 제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