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 국감' 내세웠지만, 실상은 '정쟁 국감'…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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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민생 국감' 내세웠지만, 실상은 '정쟁 국감'…배경은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10.15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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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시작부터 곳곳 충돌
첫날 국방위 파행…여야 및 전·현 정부 책임 공방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제21대 국회가 이달 10일부터 18일간 마지막 국정감사에 돌입했지만, 감사·감찰 등 본연의 임무보다 정쟁에 집중한 모습이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민생 국감'을 외쳤지만, 상대 당을 향한 공세와 전·현 정부 책임론 등이 이어지면서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열음을 빚고 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쟁 국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1대 마지막 국감에 앞서 '민생'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 슬로건을 '민생부터 민생까지'로 정하고 국민의 삶에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감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마지막 국감에 임하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민생을 챙겨 책임 있는 유능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국정감사 센터를 운영해 국감 기간 국민의 목소리를 국감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국감 원칙과 기준을 각각 '국민과 민생'으로 설정, 민생을 살피고 경제 분야를 바로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국감은 추락하는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바로잡을 계기"라며 "국감이 소외된 민생과 경제 분야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번 국감은 대법원장 인사 공백, 장관 부적격 인사 논란 등 여야가 여러 쟁점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열린 만큼 갈등은 예상된 바 있다. 실제 여야는 국감 1주 차였던 지난주 내내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11개 상임위가 주요 부처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던 10일에는 국방위가 국감 첫날부터 파행하며 여야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국방위 국감에서는 야당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자 여당이 이에 반발, 국감 불참을 선언하며 차질을 빚었다. 여야는 1시간가량 신경전을 이어간 이후에도 야당이 피켓 시위를 중단하지 않자 사실상 국정감사 파행을 선언했다. 

2일차에 진행된 법사위의 대법원 국감에서는 최근 이균용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인한 사법 공백을 두고 여야가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큰 결격 사유가 없는데도 민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후보자를 낙마시켰다고 맞섰다. 

3일차인 지난 12일 통계청 감사에 나선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최대 쟁점이 됐다. 여당은 감사원 발표를 근거로 통계 조작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위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야당은 감사원의 감사를 '조작·짜맞추기'라고 비판하면서 반발했다. 

4일 차에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등에 대해 격론이 펼쳐졌다. 여당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과 중국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음악가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야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백선엽 장군 친일파 경력 삭제 논란을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여야가 '민생 국감'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정쟁에 몰두하는 배경으로 이번 국감을 통해 정국 주도권 선점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 전 마지막 국감인 만큼 상대 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해 자당을 부각시키겠다는 목적이다. 때문에 남은 국감 기간 여야의 대립은 지속될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여야는 국감에 앞서 각각 상대 상을 향한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윤 원대대표는 이번 국감에 대해 지난 6일 "과거 정부의 부정적 유산을 완전히 청산할 계기"라고 규정했다. 홍 원내대표 역시 지난 5일 "이번 국감을 통해 윤 정부의 실정과 폭주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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