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폐기물사용 규제 마련해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순환자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폐기물 확보를 두고 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산업부문의 탄소 중립에서 폐기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순환자원 시스템에서의 폐기물은 처리 비용을 확보할 수 있음과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업계 간 분쟁도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환경기초시설업계와 시멘트 업종의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한 시멘트 공장의 유연탄 대체 폐기물 사용이 화두가 됐다.
시멘트 공장들은 유연탄 가격 상승 등으로 가연성폐기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양의 가연성 폐기물이 시멘트 공장의 대체연료로 소각되면서 폐기물 자원의 선순환이 무너지고 시장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환경기초시설업계 단체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생대위)’에 따르면 9개 시멘트 업계는 폐플라스틱·폐비닐 등 가연성 폐기물을 지난 2019년 폐기물 130만톤(t), 2021년 230여만톤 처리(소각)했다. 오는 2030년이면 600만톤을 처리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생대위 업체들보다 시멘트 공장에 대폭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는 까닭이다.
폐기물이 부족할 지경에 이르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도 여러 번 진행됐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순환자원 고갈시대, 폐자원에너지시장 상생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순환경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수가 됐다”며 “최근 국내 시멘트 공장이 유연탄을 100%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해 열원으로 급격히 사용량이 늘리고 있어 폐자원 에너지 생산에 원료가 되는 가연성 폐기물을 놓고 소모적인 파이 전쟁이 벌어지는 등 이에 따른 업계 대립과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석 생대위 사무처장도 “시멘트 업계 폐기물 사용량 급증으로 생대위 존립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시멘트 업계가 허가 받은 폐기물 처리량을 모두 반입할 경우 국내 발생 산업폐기물 전량이 시멘트 공장에서 처리하고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을 두고 업계 간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제3자가 나서 쿼터제 등 폐기물 사용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