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수습·총선 대비 시급…檢 기소에 출석 부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무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당 통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모습이다.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계기로 '이재명 체제'가 굳건해진 만큼 계파 갈등 수습과 내년 총선 전략 방향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번 주부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재판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향후 유죄 판결 여부가 이 대표 당무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퇴원 후 재택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건강 문제만 없으면 언제든지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력 회복이 기대만큼 되지 않아서 미뤄지고 있다"며 "(복귀) 날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체력이 회복되면 가급적 빨리 복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17일 재판 출석 전후로 당무에 복귀할 것이란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재판이 예고된 이날 이 대표가 재판에 나간 것을 계기로 당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다면 당장 시급한 과제는 당 통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민주당은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징계론' 등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이후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강서구청장 보선까지 승리하면서 당내 이 대표 리더십은 공고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이 대표가 비명계를 포용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통합의 첫 단계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에 비명계를 앉힌다면 통합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최근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친이재명)계 충청권 여성 인사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지도부는 계파 구분 인선에 선을 긋고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한 전략 마련도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당장 이번 보선에서 대승하면서 내년 총선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여야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무당·중도층이 증가하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이 대표가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도층 및 수도권 등 민심을 공략할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는 향후 당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4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백현동과 대장동 사건이 병합되더라도 최소 3개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 병합이 이뤄지지 않고 대북송금 사건이 추가 기소될 경우 재판은 최대 5개까지 늘게 된다. 실제 이날 오전 이 대표는 대장동 및 성남FC 의혹 관련 혐의로 재판에 출석했다. 대장동 재판은 이 대표의 단식 여파로 지난달 진행되지 못했다. 기존에는 격주 1회 진행됐지만, 이번 주에는 17일과 20일 두 차례 열린다. 이 대표가 한 주 두 차례 재판받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당내에서 이 대표 체제가 굳건해지면서 당장 '재판 리스크'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유죄 판결이 난다면 당무는 물론, 계파 갈등 등 다시 한번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