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까지 '대정부 심판론' 이어갈 듯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대정부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를 계기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규명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탄핵을 주장하며 정부 견제에 들어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 실정을 부각시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합리적 의문을 외면한 채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왜곡‧조작 의혹이 있는 비용편익(B/C)분석을 발표하고, 증인 출석을 거부하는 등 무책임하고 오만한 태도가 조작과 은폐 의혹을 더욱 키우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지금처럼 남 탓으로 일관하면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특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피력했다.
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휴게소 건설권과 관련한 업체 특혜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양평고속도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변경된 강상면 종점 일대가 (윤 대통령) 처가 땅이란 것인데, 이에 더해 종점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진 남한강휴게소 운영권이 윤석열 테마주 업체에 석연치 않게 넘어갔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 국민의 눈을 가리지 말고 성실한 자료 제출,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 장관에 대한 탄핵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의 영장 기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다. 친명(친이재명)계 민형배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을 역사적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 첫 단계가 한 장관 탄핵"이라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안설명 때 두 번 모두 피의사실을 공표해 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한 장관 탄핵 주장은 국감장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16일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여야는 한 장관 탄핵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 장관에 대한 탄핵은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 여부를 살펴보면서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국감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진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밖에 민주당은 검사 탄핵에도 나선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내 검사범죄대응TF는 지난 18일 첫 회의를 열고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야당의 대정부 공세 강화는 최근 보선에서 승리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의 무능에 실망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승리인 만큼 정부 견제와 함께 민생을 챙기는 야당 이미지를 부각해 총선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