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정부 주도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이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된다.

혁신안에는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전관예우 관행 근절을 위한 조직 개편 및 조직 기능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여기저기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LH 내부적으로는 일손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돼 인력구조 개편 난제를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설계·시공·감리 검증과 관리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 등 LH 자체개선안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이번 혁신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포함한 철근 누락이 발견된 LH발주 단지들이 무량판 구조 자체보다 공사 전 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설계 측면에서 내부 인원으로 구성된 ‘설계품질검증단’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검증단은 설계단계별·공종별 설계 적합성과 품질 관리를 맡는다. 이와 함께 용역사 평가를 통해 책임 설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외부 구조전문가로 구성한 구조설계검증단도 운영한다. 구조 설계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도면 정합성 등 ‘구조안전 검증’을 시행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감리 측면에선 감리 업체 본사의 구조기술사가 포함된 현장 관리조직 운영 의무화를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관리 조직이 배치되면 철근과 콘크리트 등 주요 공사의 점검 및 품질 관리가 더 개설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LH는 이러한 대책들은 이번 혁신안에 연계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한준 LH사장도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가 모든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에 설계·시공·감리 등을 전문 기관에 이첩해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직 기능도 축소된다. LH 업무 중 주거복지 분야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급여 등 주거복지 관련 업무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맡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재 LH에서는 600여명이 주거급여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땅 투기 사태 이후 주거복지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해당 기관들에서 업무를 떠맡길 꺼려하면서 진척되지 않았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특혜 시비가 일지 않도록 택지개발 및 주택공급, 주거복지 등에 걸친 방대한 LH의 업무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주택공급 업무도 LH 직접 수행보다는 민간참여 방식에 무게가 더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아닌 공공분양주택의 경우에는 현재 활용하고 있는 민간참여 사업 방식을 더 확대해 LH의 권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조직규모를 줄이는 방안은 정부에서도 아직까지 고민 중이다. 과거 LH 땅 투기 논란 후 내부 혁신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감리 인원을 축소했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LH 자체에서 전체적으로 조직의 축소나 혁신보단 카르텔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관예우에 관한 규정 등을 상세히 해서 전관이 그 업체에 있더라도 좌우되지 않을 정도가 돼야 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나광국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