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메시지로 정부에 의대정원 확대를 주문했다. 이 대표 강경 지지자들이 요구한 '가결파 징계'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시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통합'과 '민생'을 앞세우겠다는 이 대표의 방침에 따라 민주당이 민심 이반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우선 단식투쟁으로 인한 병원 치료와 회복기간 등을 겪으며 "국민들의 불안함과 불편함에 대해 조금이나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회의 주재를 시작했다.
이어 이 대표는 "민주당의, 대한민국 정치권의 가장 큰 과제는 국민의 삶을 지키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정부·여당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인해 국민의 삶과 경제와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고유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며 국민 삶과 민생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이 대표는 "그래서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전면쇄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좋은 책상에 앉아 건물들을 보면 평화롭고, 그 속에 살아가는 고통도 아름답게 보인다"며 정치인들의 태도를 비판한 이 대표는 "그러나 (국민들은) 월세 내기 어렵고, 원리금 갚기 어렵고, 직장 구하기 어렵고, 아이 먹을거리 걱정하느라 삶이 지옥일 수 있다"며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만 막연히 기대할 것이 아니라 최대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서 "전세계가 비웃을 짓을 하면 안된다"고 말하며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기술발전 지원 △신산업 국가 투자 강화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정부 예산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여야 간의 충실한 협의를 통해 예산 대전환을 시도해달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총선 승리를 당부하는 메시지도 나왔다. 이 대표는 "정부 폭압으로 인한 과거 퇴행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됨에 대해 엄히 꾸짖는 심판 이뤄져야 한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 삶이 절박하기 때문에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며 "체포동의안 처리 가지고 왈가왈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방 징계 청원'에 대해 명확하게 거부의 뜻을 나타내고, '당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선언에 대해 '칭찬한다'며, "필수의료 확대·공공의료 확충은 중요한 과제고 (민주당도) 노력했지만 하지 못했다"고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고 하니 협력하고 함께 노력해서 반드시 중차대한 문제 해결하자"고 말했다.
그는 "의료권 보장은 말뿐만 아니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현 정부 발표에) 알맹이가 빠졌다. 의대정원 확대가 필수인데 몇 명을 하겠다는 얘기가 없다"고 정부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국민들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