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 앞두고 '민생' 선점 주력 속 견제구…협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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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앞두고 '민생' 선점 주력 속 견제구…협치 가능성은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10.2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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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고위당정협의회서 野에 민생협치회담 제안
이재명, 민생 및 정치 복원 위해 '3자 회담' 역제안
전문가 "윤 대통령, 포함 3자 혹은 5자 회담 확률 높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부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앞다퉈 '민생'에 집중하자고 강조하면서도 상대 당에 대한 견제를 빼놓지 않으면서 향후 협치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이 여야 대표가 만나는 '민생 협치 회담'을 제안하자 야당은 역으로 여야 대표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포함한 '3자 회동'을 제시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상대 당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생'을 강조한 만큼 야당의 3자 회담 혹은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를 향해 "민생 국회가 되도록 여야 대표의 민생 협치 회담을 개최하자. 언제 어디서든 형식,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와 만나겠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건 풀고 신뢰는 쌓아가도록 하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정치, 이념을 넘어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김 대표는 야당 대표와 만남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민주당과 협치도 시사했다. 그는 "정기국회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국민을 위해 국회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쟁이 아닌 협치의 생산적 국회 운영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민주당과 협의해 나갈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최근 민생과 협치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미니 총선'으로 여겨지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협치를 내세우며 민심에 집중하는 여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정을 꼬집으며 전면 쇄신할 것으로 요구했다. 당무 복귀 첫날인 이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민생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번에 제출된 정부 예산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여야 간 협의와 토론을 거쳐 경제와 민생, 특히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다수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게 예산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야당은 여당이 제안한 민생 협치 회담이 아닌, 윤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에 응할 것을 역으로 제안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 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 여·야·정,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민생이 어렵고, 그동안 정부·여당의 야당 무시가 굉장히 심했던 상황이었다. 정치가 실종된 상황, 정치가 복원돼야 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반대로 3자 회동을 제안한 것은 정부·여당에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민생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여야 대표는 지난 3월 회동 당시 민생 잘 챙기자고 약속했지만, 그 이후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시점에서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민생 외에는 답이 없다. 때문에 여야가 민생에 올인하는 모습"이라며 "서로 민생을 팽개치고 싸움만 하다가 갑자기 '민생' 한다고 하면 민생이 되나. 실질적으로 민생을 위할 수 있는 조건은 형성이 안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보선 참패를 계기로 정부·여당이 민생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민주당이 제안한 3자 회동 성사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박 평론가는 "민생은 협치가 없으면 안 된다. 협치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가 시급하고, 대통령의 협치 선언을 조건으로 집권당 지도부에 힘들 실어줘야 한다"며 "이런 기본적인 전제 조건 없이는 말로만 민생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생을 풀 수 있는 키를 쥔 사람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빠진 민생 관련 회담은 큰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3자 회담을 역 제안한 것은 윤 대통령과 여당이 받아줄 것 같다"며 "해외 순방 이후에 방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명분으로 해서 김 대표와 이 대표 3명이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니면 여야 원내대표까지 5명이 만나는 방식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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