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민주주의 지금 완전히 와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이 9일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다"며 "당을 바꾸기 위해 12월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재명계 일색인 당이 변하지 않으면 탈당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민물고기로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소금물이 돼 숨을 쉴 수가 없다. 지금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하면서도 "제가 원래 정치를 하고자 했던 사람도 아니고 원래 장사하던 사람이다. 그냥 장사하는 것도 괜찮겠다. 12월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명 일색인 당이 12월까지 바뀌지 않을 경우 탈당까지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조 의원은 당이 강성 친명계 인사들과 지지층에 휘둘리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1년 반 이상 우리 당은 사당화의 길로 계속 가고 있다. '더민주 혁신회의'라는 원외 조직이 대표 친위대를 자처하는데, 이분들이 다 총선 출마 의향자로, 거의 매일 현역 의원들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대표에게 쓴소리하거나 좀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이라는 분위기가 (당내에) 꽉 차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는 조건을 묻는 말에 조 의원은 "당 민주주의 회복"이라고 대차 강조했다.
조 의원은 "제가 당내에서 욕을 얻어먹어 가면서까지 다른 소리 계속 내는 이유는 한국 정치가 지금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내 민주주의 지금 완전히 와해됐다. 당내 패권주의, 사당화, 팬덤 정치로 가다 보니까 상대를 인정도 안 하고 대화도 안 하면서 대결, 혐오 정치만 하면서 정치의 효능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처럼 12월 말을 탈당 마지노선으로 못 박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는 "비전이나 정책이나 노선이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다"며 "어떤 분들과 같이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특히 그동안 ( 이 전 대표가) 갈라치기 정치를 계속해 왔지 않나. 제가 말한 한국 정치의 갈 길과는 맞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