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지난달 국제 유가가 내리면서 수출·수입 물가가 소폭 올랐다. 중동사태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40.38로 9월(139.67)보다 0.5% 상승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7월 상승 전환한 뒤 4개월연속 올랐으나, 상승 폭은 9월(2.9%)보다 축소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5% 내렸다.
수입 물가 중 원재료는 광산품(-0.5%)을 중심으로 0.4% 하락했다. 중간재는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며 0.9%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8%, 1.0%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는 암모니아(22.3%), 프로판 가스(10.8%), 유연탄(5.9%), 냉동 수산물(3.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0.69원으로, 전월(1329.47원)보다 1.6%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9%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영향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 유가는 9월 평균 93.25달러(두바이유·배럴당)에서 10월 89.75달러로 3.8% 하락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전쟁 발발 당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현재 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20.17로 9월(119.62)보다 0.5%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지난 7월부터 넉 달 연속 올랐지만, 상승폭은 9월(1.7%)보다 축소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0.7% 하락한 반면에 공산품은 0.5% 상승했고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 제품(-4.9%), 제1차 금속 제품(-0.8%)이 내렸다.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 기기(3.6%), 운송장비(1.7%) 등은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플래시 메모리(13.5%), D램(9.9), 축전지(3.9%), 열 교환기(3.1%) 등이 상승했다.
유 팀장은 “반도체의 경우 D램 가격이 상승하고 고사양 수요가 높아지고 공급 업체 감산에 따른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서 수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향후 추이는 다른 경제 상황과 맞물려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