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내다팔고 있다. 호실적, 배당 확대 등에도 관치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10월13일~11월 15일) 간 KB금융을 1091억원 어치 팔았다. 기업은행은 116억3900만원 BNK금융지주는 132억3300만원 순매도 했으며 제주은행, 신한지주도 각각 81억4700만원, 70억9900만원 팔아치웠다.
금융업종 지수인 KRX300금융은 15일 798.14로 지난달 13일(800.47)에 비해 0.29% 감소했으며 KRX은행은 이 기간 0.41%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1.24%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에서는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횡재세’ 논란이 금융주에 리스크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55명의 의원은 은행 등 금융사가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일부를 환수해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쓰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누린 만큼 세금을 추가로 내야한다는 말이다. 2023년 회계연도부터 이 법안을 적용할 경우 은행들은 올해에만 1조9000억원을 내놔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사가 지난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과 비교해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까지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써야한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보험업계 등이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통상적으로 금융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며 연말에 강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규제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양호한 실적, 주주친화정책, 등 여러가지 투자 매력이 있지만 문제는 심리적으로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이다”라며 “경기둔화 등 매크로적인 우려에 더해 규제리스크가 수시로 부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증가나 주주환원 강화도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