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지도부 결단 촉구 압박
이탄희 " 대선 때 위성정당 금지 약속"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차원에서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탄희 의원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가세해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26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재명 대표를 향해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결단해야 한다"며 "선거제 퇴행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 정신, 민주당의 길에서 탈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우리 당이 국민의힘 핑계를 대고 병립형에 합의한다면 그것은 정치 야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0대 대선 직전, 선거운동을 일시 중지하고 지난해 2월 27일 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도 있다"며 "이재명 지도부가 그 수많은 약속을 어기고 선거법 야합에 나선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민주당의 뜻 있는 의원들과 힘을 합쳐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이탄희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이재명이 앞장설 시간'이라는 글을 올려 "민주당은 여러 차례 국민께 연동형 비례제 수호와 위성정당 금지를 약속해 왔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국힘과의 야합'을 할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 앞에 정치개혁을 약속했다. 서울 명동에서 국민 앞에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선언'을 통해 위성정당 금지를 약속했다"며 "이 대표의 약속은 민주당의 약속이다. 가장 좋은 혁신은 어렵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이 의원 등 민주당 의원 53명은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위성정당 방지법'의 당론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에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 확대, 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판을 사기의 장으로 몰았던 위성정당과 같은 꼼수도 안 된다"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작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저는 정치교체위원장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결의문을 제안했고 전 당원 94%의 지지로 채택한 바 있다"며 "바로 그 길, 바른 길, 제대로 된 길을 민주당이 먼저 가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솔선해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내 위성정당 반대와 병립형 회귀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며 위성정당방지법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준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될 경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 뜻을 밝힌 이상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
만약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든다면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던 등가성 보장, 비례대표 확대, 위성정당 금지 등을 스스로 파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도 선거제 개편을 심도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