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근거없는 사적 인연… 과대평가돼 있어"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내년 4월 치러지는 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디티앤씨알오는 주가가 이달 들어 120% 뛰었다. 모회사인 디티앤씨도 이달 들어 80% 급등했다.
디티앤씨와 디티앤씨알오의 본래 사업부문은 바이오다.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CRO기업으로 사외이사가 한 장관의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 총선 출마설에 힘이 실리면서 테마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금융 플랫폼 업체 핑거가 이달 들어 68% 뛰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역시 한 장관의 대학 선배로, 한 장관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가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외에도 코스닥 상장사인 부방이 이달 들어 61%, 코스피 상장사인 체시스가 101%, 태평양물산도 74% 각각 상승했다. 모두 한 장관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거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 출신이 사외이사인 회사로 전해졌다.
조국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언급된 뒤 ‘조국 테마주’ 역시 움직이는 모습이다. 화천기계는 최근 석 달간 주가가 18.2% 올랐다.
화천기계는 감사가 조 전 장관과 미국 버클리대 로스쿨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2019년부터 ‘조국 테마주’로 분류됐다. 다만 해당 감사는 지난 2022년 3월부로 임기가 만료됐으며 조 전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화천기계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꼽히는 에이텍‧이스타코‧CS 등은 지난 2021년 고점에서 70~90% 떨어진 이후 박스권에서 거래 중이다.
에이텍의 경우 대표가 성남창조경영 CEO 포럼 운영위원 출신이고 본사가 경기도 성남에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앞서 지난 9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14.99%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주가 조작에 이용되거나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 떨어져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정책적 이슈가 아니라 근거도 거의 없는 사적 인연을 명분으로 삼는다”며 “공매도 거래자들은 정치 테마주 주식들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가격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큰데, 이들의 시장참여가 차단되면 거품이 계속 누적되면서 자칫 주가 하락 국면에 하락 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종목들은 회사의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며 “정치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도 자율공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특정인과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 투자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