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신라면세점이 올해 3분기 매출에서 사상 처음으로 롯데면세점을 앞질러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835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은 42% 줄어든 704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신라면세점이 163억원, 롯데면세점이 98억원으로 양사 모두 적자 전환했다.
양사는 매출 하락이란 성적표를 거뒀지만, 신라면세점은 매출에서 롯데면세점을 사상 처음으로 앞서며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다만 1~3분기 누적 매출은 롯데면세점 2조2447억원으로, 신라면세점 2조1617억원 보다 830억원가량 앞질러 1위를 지켰다. 누적 영업이익은 롯데면세점 318억원, 신라면세점 521억원으로 신라가 우세하다.
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여부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매출 5조300억원을, 신라면세점은 4조3332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매출 격차가 7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인한 순위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22년간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오다 지난 6월 면세점 운영을 마무리 지었다. 롯데면세점은 그간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인천공항 점포에서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리는 사업권을 따낸 신라면세점이 차지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5월 인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패션·액세서리·부티크 등 사업 구역인 DF3 구역을 차지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2001년 개장 이래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2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매출은 56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신라면세점은 해외 공항에 면세점을 신규로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공항에 진출한 상태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4년 연장하고,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에 신규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바탐공항 내 유일한 면세점으로서 술, 담배, 화장품, 향수 등 주요 면세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시내면세점’과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에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 ‘LDF HOUSE(엘디에프 하우스)’를 오픈하며 시내 공략에 나섰다.
LDF 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또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면세 쇼핑 편의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 호주 시드니시내점, 11월 베트남 다낭시내점 등 신규 시내점을 공격적으로 선보였다. 올해 7월에는 호주 멜버른공항점이 개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 1위 자리를 두고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는 관광 비수기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중 어떠한 기준으로 전략을 수립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관광이 재개되는 2024년부터는 유커 활성화 여부와 고객 소비 성향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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