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채상병' 국조, 임시국회서 추진
김기현 "정치적 술수…정쟁용 물타기"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자진 사퇴로 '탄핵' 카드가 무위에 그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김건희 주가조작)'과 '서울-양평 고속도'·'해병대 채 상병' 국정조사 처리로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미 예산안 처리를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여 전선을 확장하며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여기에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까지 예정된 상황이어서 연말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8일이 정기국회 내 마지막 본회의니까 (쌍특검 처리가) 가장 유력하다"며 "가능한 한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안 될 경우에는 바로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4월 27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쌍특검법은 180일의 심사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24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최장 60일의 본회의 숙려기간을 고려하면 법안 처리 시한은 오는 22일까지다. 민주당은 이를 당겨서 정기국회 내, 늦어도 연내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등에 관한 국정조사도 1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홍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내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선순위가 높은 양평고속도로, 그 다음에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그 다음에 오송참사 등 관련된 국정조사는 바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여당의 동의가 없더라도 야당 단독으로 쌍특검과 국정조사를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며 "여야가 충분히 협의할 건 협의해야 되겠지만 협의는 법 절차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적 협의만 되면 법과 절차를 넘어선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쌍특검과 국조 추진의 배경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을 겨냥해 "민주당이 시키는 대로 하는 특별검사를 내세워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비리 혐의를 감추고 호도하겠다는 의도"라며 "친문 검찰의 주도로 샅샅이 수사했음에도 혐의점을 찾지 못했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무리하게 강행하겠다는 것은 없는 혐의에 대해 총선 직전에 아니면 말고식으로 부풀리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김 대표는 최근 법원이 문재인 정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경선자금 수수'에 유죄 판결을 내린 점을 언급하며 "반성은커녕 정쟁용 특검 강행으로 물타기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을 위한 정치적 술수 그 자체인 특검 추진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질타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쌍특검과 국정조사 추진으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맹폭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그칠 줄 모르는 발목잡기가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무리한 정치 특검까지 예고했다. 탄핵과 특검에만 집착하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주로 예산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