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및 대출규제 지속 유력, 지갑 닫는 수요자들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오는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호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고금리로 위축된 주택 시장은 미동도 없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가을부터 해소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착공 불확실성부터 최근 정부·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추진과 재초환 완화 및 1기신도시 특별법 같은 규제완화 관련 법 처리 등 부동산호재에도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실탄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은 1100여건으로 이마저 반토막이 난 상태다.
통상 11월 거래량은 9~10월 이사철 물량 신고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거래건수가 다른 달 대비 많은 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초 기준금리 동결과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 그리고 특례보금자리론 지원 등으로 4월부터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서 8월에는 연중 최고인 3858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9월 특례보금자리론 혜택 제한 등 대출규제 회복과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3375건으로 감소한 뒤 10월에는 전월 대비 1000건 이상(31.5%) 감소했다.
경기도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7225건으로 역시 1월(4759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 10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총 4만7799건으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이 같은 아파트 거래 부진은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지속될 분위기여서 아파트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 매물은 연초 대비 2만개 이상 더 쌓였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035건으로, 1년 전(5만2373건)보다 47% 늘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리스크가 해소되지 전까지는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금리”라며 “거래에 선뜻 나서지 않고 가격이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는 심리도 많다 보니 현재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시세가 조정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오는 2024년 총선 부동산공약 기대감 등으로 당분간 매수심리가 회복된다고 해도 워낙 대출여건이 좋지 않아 거래 활성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집값도 당장 급락은 아니더라도 하락·보합세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