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소 설치 등 선거 운동 일부 허용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내년에 치러질 제22대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이 12일부터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선거 시즌을 맞았다. 예비 후보자가 되면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선거사무 관계자를 선임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도 선거구 획정 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예비 후보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선거 운동에 나서는 '깜깜이 선거'가 되풀이됐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자들은 이날부터 예비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다. 예비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할 선관위에 가족관계증명서·전과기록 등 서류를 제출하고 기탁금 300만원을 납부하면 된다.
공무원 등 입후보 제한직에 있는 사람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등록 신청 전까지 사직해야 한다. 예비 후보자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후보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전 90일인 2024년 1월 11일까지 그만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과 같거나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전 120일인 이날까지 그 직을 내려놔야 한다.
예비 후보자가 되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도 △선거사무소 설치 △어깨띠 착용 △선거 운동용 명함 배부 △본인이 전화로 직접 통화하는 방식의 지지 호소 △관할 선관위가 공고한 수량(선거구 내 세대수의 10% 이내)의 범위 내에서 1종의 예비후보자홍보물 발송 등 선거 운동이 가능하다. 또 예비 후보자는 후원회를 설립해 정치 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후원회는 1억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후원인은 후원회에 연간 2000만원까지(하나의 후원회에는 500만원까지)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다. 1회 10만원 이하, 연간 120만원 이하의 후원금은 익명 기부도 가능하다. 다만 외국인과 국내·외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출마를 희망하는 주요 후보자들이 전날인 지난 11일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YS 지역구였던 부산 서구·동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부산에서는 이영풍 전 KBS 기자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구·동구에,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민주당 소속으로 북·강서을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여야는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이날까지 국회의원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면서 올해도 '깜깜이 선거 운동'이라는 좋지 못한 관행을 되풀이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인 지난 4월 10일을 넘겨서도 여야 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역구 의석을 현재와 같이 253석으로 하는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 등은 선거 지역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선거 운동에 나서게 됐다.
한편 예비 후보자 제도는 현역 정치인과 정치 신인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2004년 도입됐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이라도 일정한 범위 안에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예비 후보자 등록은 후보자 등록 신청 전까지 가능하며, 신청 기간은 내년 3월 21∼22일이다.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3월 28일 선거기간이 공식 개시되고 29일 선거인 명부가 확정된다. 4월 2∼5일에는 선상 투표, 4월 5∼6일에는 사전 투표가 각각 진행된 후 4월 10일 본투표와 개표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