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정부가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지난달 군사정찰 위성 발사와 9·19 남북 군사 합의 파기 논란에 이어 고강도 도발에 해당하는 ICBM 발사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현지 시간)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참석차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미 당국이 공동으로 파악한 정보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더 이상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의 최근 ICBM 시험 발사는 7월 12일 '신형 고체 연료 ICBM'이라고 주장한 화성-18형 발사다. 4월 첫 시험에 이은 7월 두 번째 시험 발사에서 화성-18형은 최고 고도 6000㎞로 1000㎞를 비행했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날릴 수 있는 투발 수단인 ICBM의 시험 발사는 정찰 위성 발사와 마찬가지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탄도미사일은 '핵우산'으로 불리는 한미 간 확장억제(핵 공격을 받는 동맹·우방국에 자국 억제력을 확장해 제공하는 미국의 핵 전략)의 검토 대상이다. 김 차장은 "탄도미사일 길이(사정 거리)가 짧건 길건 거기에 핵을 실으면 그 것이 우리에 대한 핵 위협과 핵 공격이 된다"며 "북한의 핵 공격을 미리 막고, 그럼에도 북한이 오판한다면 핵 공격을 어떻게 초기에 확고하게 제압하느냐가 확장억제"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NCG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4월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이후 양국은 구체적인 대북 핵억제 강화를 위해 NCG를 출범했다. 7월 서울에서 출범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고, 5개월 만에 두 번째 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과 관련한 한미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