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후보자, 홍범도 장군 이슈에는 "행적 점검 필요"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기표절 의혹' 등 후보자 적격 여부를 놓고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관행이라는 점을 부각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학자로서 도덕성 등에 결격 사유가 있다고 맞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오전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의 논문 자기표절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강 후보자가 교수로 임용되기 전 쓴 8편의 본인 논문에서 표절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보자는 1988년 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 교수로 임용되기 전까지 10년 동안 8편의 논문을 작성했다"며 "서론 부분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전히 동일하거나 조사 하나를 바꾸지 않고 그냥 문단식으로 복사한 게 가득이다. 연구 제목만 아주 다르고 내용이 동일한 논문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당시 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김희곤 의원은 "분명히 후보자께서도 사과의 말씀을 하셨고 그 당시에는 관행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의 잣대로 '그건 불법이다', '도덕적으로 파렴치한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며 강 후보자를 감쌌다.
강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이고 자기표절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때라 신경 쓰지 못했다"며 "특별한 의도가 있었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잣대로 보면 잘못됐고 죄송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야당의 부적격 지적에 가족의 6·25 전쟁 참전 등을 언급하며 보훈가족을 대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는 "아버지는 6·25 전쟁에 참전하셔서 무공훈장을 받으셨다"며 "시댁은 시조부님인 권준 장군과 시부모님 등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 집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훈부 장관의 소임이 주어진다면 보훈이 국민 통합의 마중물이 되도록 보훈 정책의 근본적인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피력했다.
이날 여야는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유공자법은 지난 14일 야당 주도로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법이 보훈의 정치화를 초래하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의원은 "보훈 대상자들의 커뮤니티를 보면 민주당을 심판해야 된다는 글이 많다"며 "바로 반민주적이고 반의회적으로 통과시킨 민주유공자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유공자법은 지금 보훈의 정치화를 초월하는 악법"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민주당은 민주유공자에 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용우 의원은 "민주유공자는 법률에 규정하고 있지 않아 보훈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민주화유공자법에 의해 절차를 거쳐서 유공자를 판별하고 대우해야 한다는 게 골조"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의 육군사관학교 흉상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야당 의원 질문에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예우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이 분의 여러 행적이 우리나라의 정체성이나 여러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