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검증 엄밀해야" 비판의 목소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명 정치인들의 친인척들이 대거 출마했다. 기존 '2세 국회의원'들의 재선 도전을 포함해 새롭게 원내 입성을 노리는 친인척들도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 소명을 이어가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들의 출마를 존중하는 반면, 세습·후광 정치라며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씨에 대해 예비후보로서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곽 변호사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문 씨는 경기 의정부갑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친인척 관계를 적극 홍보해왔던 점이 눈에 띄는 인사들이다. 곽 변호사는 출마의 변에서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하는 게 제 숙명"이라고 밝혔고, 문 씨는 지난 2020년 '그 집 아들'이라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여권에서도 이러한 '친인척 정치'를 내세운 이들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지난 11일 "김영삼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7선을 했던 부산 서·동구에 출마 선언을 했다.
곽 변호사와 문 씨, 김 전 행정관 외에도 기존 '2세 정치인'들도 이번 총선에서 정치 지속의 뜻을 밝혔다. 재선의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에서 3선에 도전한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5선 이종걸 전 의원도 경기 안양 만안에서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6선에 도전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민주당 의원도 서울 강서갑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한편 이러한 친인척 정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에 "지도부와 계파가 다른 김윤식 전 시흥시장 등에 대해선 당이 '해당행위'를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며 "문석균 씨와 같은 경우 지난 총선에서 당의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전력이 있는 데도 적격 판정이 나온 것은 소위 '빽'이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비판적인 의견을 남겼다. 또 "본인의 소신보다 선대의 '후광'에 기대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라며 "당이 보다 검증을 엄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