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새해 시작부터 인사청문회 정국에 돌입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순으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들의 장관 임명 적합 여부를 두고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3일 안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으로 8일 조태열 후보자, 11일 조태용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안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조태열 후보자는 외교통일위원회, 조태용 후보자는 정보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주관한다.
안 후보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냈고, 윤석열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명 발표 당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국제통상 전문가"라고 안 후보자를 소개했다.
다만 통상 전문가인 안 후보자가 첨단전략산업과 실물 결제를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 자리에 앉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해당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고, 여당은 안 후보자의 전문성을 부각하며 지원사격에 나설 전망이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통상 분야에 능통한 경제외교 전문가로 꼽힌다. 외교부 통상2과장, 주미 경제참사관, 통상정책기획심의관, 지역통상국장,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외교부 2차관과 주유엔대사를 거쳐 2019년 퇴임했다. 김 전 실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양자 및 다자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경제통상 분야에 해박하다"고 평가했다.
조 후보자의 경우 병역 면제가 인사청문회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두 차례 신체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으로 판정받았지만, 1981년 재검사에선 '활동성 폐결핵 경도'로 판정받아 병역 면제 대상인 '병종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서면 답변서를 통해 "1978년 8월 대학 4학년 재학 당시 징병검사를 받아 3을종 판정(근시, 현역)을 받았으나, 1979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당시 규정에 따라 병역을 연기했다"며 "이후 폐결핵 발병으로 입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박근혜 정부 최장수 차관으로서 굴욕적인 위안부 협정 체결에 책임이 있다"는 공세를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여야의 공방도 벌어질 전망이다.
조태용 국정원장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윤 정부의 첫 주미대사로 발탁됐다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왔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국정원장에 임명될 경우 외교·안보 '3대 요직'을 모두 꿰차게 된다.
이는 정부의 인재풀이 제한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회전문 인사' 논란이 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안보 관련 인재풀은 조태용 안보실장 한사람밖에 없는 건가"라며 "이렇게 돌려막기를 하는 것은 인재풀의 빈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왜 이런 인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경우 다른 두 후보자들보다 야당으로부터 강한 공세를 받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이들의 지명 직후 낸 브리핑에서 "조태용 후보자는 국가안보실장으로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짜 평화라고 극언했고,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논란에 발뺌으로 일관했던 인물"이라며 "특히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민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인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