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순회로 당내 장악력 제고 행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새해 첫 행보로 충청권과 TK(대구·경북권) 신년인사회 일정을 수행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TK에 대해 '집토끼 붙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일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및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참여 일정을 수행하고, 오후에는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 참배 및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4일은 광주·충북, 5일은 경기, 8일은 강원, 10일은 경남, 11일은 서울, 14일은 충남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신년인사회 전국 순회에 대해 "우리는 전국 정당이다. 각 지역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그에 맞는 정교한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지방에 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 신인' 한 위원장이 지역 조직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고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전국 신년인사회 일정 중 충청권과 TK를 첫 순번으로 잡은 것에 대해 '텃밭 다지기' 용이라는 평가 역시 내린다. 현재 충청권은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지역이고, TK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 지역이다. 특히 TK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112명 중 25명을 차지할 정도로 여당에 중요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TK에서 국민의힘의 아성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한 위원장이 'TK 수성'에 공을 들일 필요가 생겼다. 현재 홍준표 대구시장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지만,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대표도 서울·경기·인천·대구·경북 등 수도권·TK 5곳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같은 경쟁 보수 정당의 등장으로 지지율 분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한 위원장은 신년인사회 일정을 수행하며 이달 초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당헌·당규상 공관위 출범 시한이 4월 총선 90일 전인 오는 10일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준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공천 방침에 대해 "공천하는 과정이 공정하고 멋져 보여야 한다. 내용이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며 "(공관위원장은) 그 두 가지를 충분히 해낼 사람으로 신중히 찾겠다"고 밝혔다.
또 민경우 비대위원이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퇴한 것에 대한 추가 인선 문제 역시 한 위원장의 과제다. 다만 한 위원장은 추가 인선 여부에 대해 "차차 생각해보겠다"며 "상징성을 보여줄 사람이 있으면 모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모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