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국내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연속 낙폭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기술주가 랠리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올 들어 미국 S&P500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S&P500지수는 기술주의 선전에 힘입어 0.29% 올랐다. 월가에서는 이번주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225지수 역시 지난해 말 이후 이달 15일까지 7.28% 올랐다. 지난 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는 정보기술(IT)‧자동차‧헬스케어 등 주력 업종에 대거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은 달러 환산 기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시총을 추월해 3년 반 만에 아시아 1위에 다시 올라섰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5.94%(2645.47→2497.59) 하락했다. 11거래일 중 단 이틀 만 상승 마감했고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 8거래일 연속 하락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 1989년 6월과 9월로, 당시 코스피는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10거래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아울러 세계 20대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출발을 보인 것으로 현재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1.39%)보다 더 하락한 수치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12% 하락한 2497.59에 장을 마치며 2500선 아내로 내려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24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 이후 25거래일 만이다.
이러한 성적표로 시가총액에서 대만에게도 추월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 시총은 1조9940억달러로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1조8174억달러를 앞질렀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총 상위권에 2차전지·전기차 관련주가 다수 포진한 것도 전체적인 증시 낙폭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올해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국내 증시 시총 상위 20개 상장사 가운데 전기차·2차전지 관련 종목 시총의 비중은 25.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