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부산대-서울대병원 이송 특혜 의혹 조사 맞대응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놓고 정부와 야당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대표 피습 당시 '헬기 이송'과 관련해 특혜 제공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 부상 정도를 축소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관련 부처 공무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야당이 향후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예고하면서 정부와 야당 간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 소속 전현희 위원장과 이해식 위원 등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찾아 국무총리실 소속 대테러종합상황실 공무원들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표 피습 당시 '1센티미터(㎝) 열상' 문자 메시지를 작성, 부상 정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후 소방 내부 '1보 보고서'에는 '목 부위 1.5㎝ 열상'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이후 대테러종합상황실이 배포한 문자에는 상처 부위가 '1㎝'로 축소됐다. 또 소방 1보 때 쓰인 '흉기'라는 표현이 문자 메시지에서는 '과도'로 바뀌었다. '출혈량 적은 상태', '경상 추정' 같은 문구가 추가된 점을 들어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다.
전 위원장은 이날 고발장 제출 후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사실이 담긴 총리실 대테러종합상황실의 문자가 사건 초기 테러 사건 축소·은폐 시도의 시발점이 됐다"며 "문자를 작성한 사람 및 지시한 사람 모두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이 대표 피습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 해소에 나선 반면, 정부에서는 사건 당시 이 대표의 특혜 의혹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16일 이 대표가 피습 당시 응급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특혜 제공 여부를 따지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1월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후 응급 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전원된 사항과 관련해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여러 건의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사건 축소·은폐 의혹 해소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이 대표를 정조준하자 야당은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법적 대응과 함께 국회 상임위를 통해 이 대표 피습 사건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오는 22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익위의 '헬기 이송' 등과 관련한 현안 질의에 나선다. 25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국무총리실 산하 대태러종합상황 관계자를 불러 관련 의혹에 대해 질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