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건의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에는 이른바 '독소 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놓고 재협상을 제안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법을 공정하게, 여야 간 원만하게 처리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했다고 판단했다"며 "재의요구권 행사로 인한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 때 계속 정쟁화 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해 재의요구권을 건의하기로 의총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별법이 규정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구성이 여당에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조위 구성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야권이 7명, 우리 당 추천이 4명, 7대 4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조사위를 구성함으로써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조위가 불송치 또는 수사 중지된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규정했는데, 이런 규정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 어떤 재난과 관련된 특별조사위에서도 이와 유사한 입법례가 전혀 없었다"며 "새로운 독소조항을 만들어서 재탕삼탕 기획 조사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놓고 재협상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특조위 구성을 야권 7명, 여당 4명으로 구성하도록 한 조항과 특조위가 불송치, 수사중지된 사건의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는 조항 등을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지난 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특별법'의 핵심은 진상 재조사를 위한 특조위 구성이다. 특조위원은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해 3명을 추천하고 여야가 각각 4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시행 시기는 총선일인 올해 4월 10일부터다.
애초 특별법은 특조위에 특별검사 요구 권한도 포함됐지만 여당의 반대를 고려해 이를 삭제하고, 활동 기간 역시 기존 1년 6개월에서 3개월 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