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사과·경호처장 파면 요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18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던 중 경호원들에게 입을 막힌 채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진보당은 이날 "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대통령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고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며 "윤 정부의 무도함이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위해 행위'를 저질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강 의원이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의 손을 놔주지 않고 당기기까지 했으며 윤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했다"며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기에 강 의원을 퇴장 조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폭력 제압'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진보당은 대통령실 반박에 대해 "강 의원은 길을 막은 적도 없고 소리를 지른 적도 없고 소동을 일으킨 적도 없다.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가벼운 악수를 하고 손을 놓았다"며 "난동을 일으킨 건 강 의원이 입을 열자마자 경호원들은 앞뒤로 강 의원을 에워싸고 밀쳤으며,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낸 대통령 경호처"라고 지적했다.
야당도 정부 비판에 가세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기조 바꾸라'는 말 한마디가 대통령 심기에 그렇게 거슬리게 들렸나"라며 "무도한 대통령 경호처의 행태가 분노스럽다. 이제 무서워서 누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도 "입을 틀어막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자리에서 끌어내린 행위는 강 의원 한 명에 대한 모독을 넘어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 의원을 향한 폭력적 강제 퇴장 행위를 진심으로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강 의원은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처장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