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대해 '당무 개입'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정치 중립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스스로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하는 것을 본인 입으로 확인해준 것 아닌가"라며 "명백한 당무 개입이고, 정치 중립 위반"이라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법적 조치 대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상자를 선정하는 부분은 법적 검토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 내부가 가관"이라며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명백한 당무 개입"이라며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내려 꼽은 '왕세자' 한 위원장도 '성역'인 '중전마마'를 건드리자 비서실장을 보내 사퇴를 종용했다"며 "1년에 두번 당 대표를 갈아 치운 것도 모자라 한달도 안 된 비대위원장도 갈아치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비서실장이 여당 대표 사퇴를 요구한 것은 명백한 당무 개입으로 처벌 사안"이라며 "비서실장에게 이런 불법을 지시한 대통령도 임기 후 기소돼야 할 사안이다. 기소 전이라도 수사를 통해 불법이 확인되면 탄핵 사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대통령실과 친윤(윤석열)계 의원들은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으며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한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지 한달 만이다.
최근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사과 여부와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논란 등 문제를 놓고 갈등이 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이날도 "선민후사 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