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4만달러선도 무너졌다. 일각에서는 4월 반감기 전까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4.60% 하락한 3만9748달러(5322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도 5.39% 떨어진 2317달러(310만원)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3일 이후 50일 만이다. 장중 한때 3만930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한 지난 10일 4만91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주도 안 돼 약 20%가 하락한 셈이다.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지속하는 것은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 압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월 10일 2만5000달러 아래에 머물던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4개월 만에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특히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비트코인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GBTC)에서는 최근 한 주 동안 22억달러(2조9480억원)가 빠져나갔다.
그레이스케일은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던 신탁 상품을 판매해오다 이번에 현물 ETF로 전환했는데, 이전에 사들였던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보다 현저히 낮으면서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달러(1조34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고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어디까지 떨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차트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 유명 트레이더인 크립토 토니는 “비트코인 가격이 4월 반감기를 앞두고 3만8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의 차트 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은 “비트코인이 3만6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거기까지 이르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