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실·권익위 대상 22일 정무위 국힘 불참 속 파행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축소·은폐 및 부실수사 논란을 따진다. 야당은 앞서 수사 책임자들과 국무조정실 관계자를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안건을 단독 의결하며 공세 채비를 갖췄다. 다만 일방적인 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여당이 이번에도 불참을 검토하고 있어 파행이 예상된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25일 열리는 행안위 핵심의제는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대처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지난 16일 열린 행안위에서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김혁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당이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부산 경찰의 수사 및 현장 대응이다. 부산경찰청이 피습 당시 현장의 혈흔을 대걸레로 닦고, 피가 묻은 이 대표의 와이셔츠를 증거로 확보하지 않은 것이 '사건 은폐'라고 보고 있다.
또 경찰이 피의자 범행 동기는 일정 부분 밝히면서 당적은 비공개한 결정도 문제 삼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흉기 피습은 명백한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상임위를 통해 경찰 등으로부터 정확한 수사 결과를 보고 받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음모론을 통해 '경찰 망신 주기'를 하려고 한다며 행안위 소집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행안위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충분히 사건 개요를 보고 받고 질의를 했음에도 재차 선동정치를 펼치려 한다는 게 여당 주장이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김용판 의원은 16일 열린 행안위에 홀로 참석해 "총선을 앞두고 발생하는 당의 내분을 감추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본업에 충실한 경찰과 의사, 공직자를 욕보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자중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앞선 행안위가 여당과 경찰 측의 비협조로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정상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여당은 이번에도 불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 행안위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이번에도 간사만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정부 위원들이 출석하지 않는 관행상, 증인들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 청장을 행안위 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 "수사 책임자를 불러서 수사가 잘 됐는지를 따지는 것에 우려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증인 출석 가능성이 남아있는 이유는 상임위 증인 채택이 가지는 강제성 때문이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도 국회는 필요에 따라 강제 구인(동행 명령)에 나설 수 있다. 허위 진술의 경우 국회 고발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증인 불출석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증인이라도 참석할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