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반발 탈당자들 합류 여부가 ‘빅텐트’ 중대 관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제3지대가 빅텐트에 앞서 '중텐트'를 형성, 세 불리기에 한창이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은 개혁신당으로, 이낙연 인재위원장의 새로운미래와 더불어민주당 탈당파들의 미래대연합은 개혁미래당으로 합당했다. 전문가들은 제3지대 '빅텐트'와 관련해 이들 세력 간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향후 거대 양당 공천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과 윤미혜 한국의희망 대변인은 2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진보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실현하기 위해 2024년 1월 29일 합당을 합의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합당 선언 이후 5일 만이다.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합당 이후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되, 총선 이후에는 '한국의희망'으로 바꾸기로 했다. 당 대표는 이 대표가, 원내대표는 양 대표가 각각 맡는다. 양당 합당 절차는 각 당 추인 절차를 거쳐 오는 3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의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 3인방(조응천·김종민·이원욱)이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도 중텐트 구성을 마쳤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와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 창당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개혁미래당(가칭)'을 통합 당명으로 사용하기로 한 양당은 다음 달 4일 중앙당 통합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시도별로 진행되고 있는 창당대회는 '통합 (지역당) 창당대회'로 전환키로 했다.
제3지대 중텐트 구성과 관련해 전문가들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중도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거대 정당의 폐단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를 아울러서 지금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거대 정당의 정치 폐해를 해결하겠다는 지향성은 일단 긍정적"이라며 "최근 중도층 내지 부동층이 많지 않나. 환경도 조성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텐트 구성 인사들 대부분이 거대 양당 체제에서 나온 인사들인 만큼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제3지대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두 거대 정당의 정치 카르텔을 깨면서 이른바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며 "제3지대 정당을 (거대 양당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한다. 그건 다소 맞지 않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 세력이 빅텐트로 나아가는 데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향후 합당보다는 연대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빅텐트 구성은 어렵다고 본다. 쉽게 말해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두 세력이 통합한다고 하면 그대로 지지하지 않는다"며 "때문에 이들 세력이 통합한다고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대는 가능하다. 제3지대 정당끼리 연대는 바람직하다.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종훈 평론가도 "세력을 합치는 과정이라는 것이 원래 어려울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힘겨루기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것"이라며 "협상을 하다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낮은 강도의 연대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합당 혹은 연대 과정에서 거대 양당 공천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이 평론가는 "가령 민주당 쪽에서 추가 탈당자들이 많아져서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가 되면 굳이 개혁신당과 합당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결국 향후 '세 불리기'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