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 조정훈’ 등장 가능성도…이르면 이번주 선거제 결론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 등 제3정당이 국민의힘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을 더 잠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서 제3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는 대신, 의석 수 확보를 위한 병립형 선거제로의 회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총선이 2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선거제에 따른 정치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매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에서 연동형 고수와 병립형 회귀 입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도부를 중심으로 병립형 회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3정당이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표보다 민주당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름이다. 최근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전문가들은 언론 등을 통해 '개혁신당'의 지지층이 수도권 및 2030세대, 중도-무당파층 등 기존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지층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실제 이날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준석 신당'의 정치 성향별 지지층은 보수 5.8%, 진보 3.7%, 중도 8.4%로 중도층이 가장 많고, 보수층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진보층보다 다소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중도층의 54.0%가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에 비춰보면 대부분의 중도층이 실제 투표장에서 민주당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 신당은 민주당 표를 더욱 잠식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조사의뢰자 뉴스토마토, 조사일시 2024년 1월 27~28일, 조사방법 무선 ARS, 응답률 3.2%, 95% 신뢰 수준에 ±3.1%p,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에 더해 연동형 유지를 선택할 경우에도 진보정당들의 지역구 불출마를 강제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병립형 회귀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은 연동형을 유지할 시 국민의힘과 차별화를 위해 직접적인 위성정당 창당보다는 진보정당들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을 꾸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동형 선거제로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은 지역구 상당수에서 신당과 진보정당들에 이중적으로 표가 분산돼, 국민의힘에 의석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비례대표 의석들을 진보정당에 내주며 의석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생긴다.
또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를 함께 해나갈 것을 약속했다는 이유로 진보정당들에 의석을 내주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시민사회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당선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해버린 것처럼 민주당 및 지지층 입장에서 언제 변심할지 모른다는 우려 탓이다.
국민의힘이 연동형 선거제가 유지될 경우를 대비한 위성정당 창당 준비를 공식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면서도 "이는 폭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일 뿐 지난 총선처럼 위성정당을 통해 선거를 치르기를 결코 바라진 않는다"고 민주당의 병립형 선거제 합의를 압박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최대한 이번주 내로 선거제에 대한 당론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제 유지 두 가지 안에 대해 조만간 지도부가 결정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2월 안에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통한 선거제 결론이 국회에서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