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품권 가맹점 '카드 사용액' 50% 소득공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당이 총선 3호 공약으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을 다시 도입하고, 예금자 보호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소상공인 점포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50%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온누리상품권 연간 발행 목표는 현재 2배인 10조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당 공약개발본부는 30일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민·소상공인 새로 희망'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저출생 종합 대책'과 '철도 지하화'에 이은 3번째 공약으로 국민 자산 형성 지원, 금융 접근성 개선, 골목상권 소상공인 회복 등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우선 재형저축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재형저축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인 1976년 도입돼 연 10%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며 '신입사원 1호 통장'이란 별칭을 얻었으나, 이후 정부 보조금 부담으로 1995년 폐지됐다. 재형저축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비과세 혜택에 중점을 두고 부활했으나, 열기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연간 급여 5000만원 이하 직장인으로만 대상자를 제한하고, 7년 동안 유지해야 이자소득세를 면제 받는 등 제한 조건이 까다로워서다.
국민의힘은 이를 반영해 소득 기준과 자격 제한 등 가입 문턱을 낮추고, 기간도 중장기로 선택 가능하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금리 추이를 반영하지 못했던 2013년과 달리 예·적금 금리 상승도 반영할 예정이다.
예금자 보호 한도도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상향 조정한다. 2001년 도입된 기존 예금자 보호 한도는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여당은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을 통해 금융기관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고, 기존 소액 예금자 자산 증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도 현행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서민형의 경우 직전 연도 총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가 대상자다. 서민형 ISA는 비과세 한도를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골목상권 회복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연간 발행 목표를 기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이고, 기존 전통시장에만 적용됐던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50% 소득공제를 소상공인 점포에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골목상권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또 지역 신용보증재단 올해 보증 공급액을 기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높이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자금 목표를 3조7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늘리는 등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대환보증 상환기간도 최대 2배 연장하고, 소상공인 산업재해보험 지원을 통해 사회안전망도 강화하기로 했다.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중·저신용자 대출도 확대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를 '말기잔액'에서 '평균잔액'으로 전환하고 평균잔액 30% 이상을 목표로 부여한다. 또한 대안신용평가를 활성화하고 이자율이 낮은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원스탑 대환대출시스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대환대출시스템 서비스에는 전세대출도 포함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공약이 윤석열 정부 재정 방향과 역행한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총선용 포퓰리즘' 비판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정건전 기조와 엇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일차원적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면서도 "저희가 꿈꾸는 건 이것을 통해 훨씬 왕성한 경제활동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활동 양과 질이 높아지면 그로 인한 세수 확보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