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로 각각 유통주식 수의 약 2.2%, 0.4%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액으로는 각각 679억원, 17억5750만원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4월 25일까지 3개월간 장내에서 매수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자사주 1000만주(보통주) 매입을 마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이사회를 거쳐 배당과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지할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이달 중 63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다. 지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3일 577만895주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이 목적으로, 637억7416만원 규모에 해당한다. 취득 예상 기간은 다음달 15일로 장외 직접 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키움증권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이 담긴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2025년까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매년 배당한다는 내용으로, 발표 후 주가는 15.10% 급등했다.
다만 키움증권은 지난 4분기 영풍제지 관련 손실이 약 4300억원 반영되면서 주주환원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재무 회계상으로는 작년 4분기 실적에 손실이 모두 반영되지만, 내부 보고 목적의 회계인 관리회계로 배당 정책에 큰 영향이 안 가도록 손실을 몇 년에 걸쳐 이연시켜 반영하기로 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자사주 매입 이유로는 지난해 실적이 꼽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과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부동산 분야 수익성 악화, 투자은행(IB) 부문 침체 등이 겹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4개 대형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합산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하나 전분기대비 56.8% 감소한 2386억원을 기록, 컨센서스를 49.3%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개사의 4분기 실적은 보유자산 평가손실 및 충당금 영향으로 시장 기대를 대폭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