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입찰서 승부 낼 가능성 높아져…업계 '승자의 저주' 우려 고조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건 '쩐의 전쟁'이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른바 제4이동통신사 자격을 얻기 위한 주파수 할당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매 나흘째에도 최종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그 사이 최고 입찰가는 2000억원대 가까이로 치솟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 대역 주파수 경매 4일차인 30일 최고 입찰가가 전날 대비 500억원 이상 오른 19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쓴 2000억원대에 육박한 수준이다.
이날 경매는 오전 9시에 시작돼 오후 5시 40분쯤 종료됐으며,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 38라운드까지 진행됐다. 마이모바일 컨소시엄(미래모바일 주관)과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파이브 주관)의 2파전으로 경매가 진행되는 가운데 양사 모두 주파수 할당을 건 양보 없는 싸움을 이어가면서 입찰가를 최저경쟁가격(742억원)의 2배 이상 끌어올렸다.
당초 통신업계에서는 1000억원대 내외에서 최고 입찰가가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경매 3일차였던 지난 29일 최고 입찰가가 1414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가 깨졌다. 40라운드 이내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밀봉입찰에서 승자가 결정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경매 대상은 전국단위 기준 26.5~27.3㎓ 대역 800메가헤르츠(㎒)폭이다. 이번 경매는 다중라운드 오름입찰방식과 밀봉입찰방식을 더한 2단계의 혼합경매방식으로 치러진다. 50라운드 내에서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입찰가를 공개하지 않는 밀봉입찰방식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다만 후보 업체들의 자금력과 초기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파수를 낙찰받더라도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인프라 구축 비용에만 3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특정 경쟁에서 이긴 사업자가 경쟁 과정 혹은 그 이후 과도한 비용이나 대가를 치르면서 막대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현상을 뜻한다.
한편 5일차 경매는 오는 31일 오전 9시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 39라운드부터 속개될 예정이다. 앞으로 11라운드가 남았음을 감안하면 최대 라운드인 50라운드 도달 시점에서 최고 입찰가는 2000억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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