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계 총수입 344.1조…전년 대비 51.9조원 감소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지난해 국세수입이 세수 실적 부진으로 본예산에서 예상한 세입보다 56조4000억원이 덜 걷히며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을 기록했다. 다만 정부가 작년 9월에 내놓은 세수 재추계 전망치보다는 2조7000억원 많았다. 이번 세수 펑크는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감소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자산시장이 위축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국세수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누계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전년(395조9000억원)보다 51조9000억원(-13.1%) 줄었다. 작년 예산(400조5000억원)보다는 56조4000억원(-14.1%) 감소하며 사상 최대 세수 결손이 현실화됐다.
국세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건 2012~201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세수 오차율은 -14.1%로 집계됐다. 세수 결손에 따른 세수 오차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세수 재추계치(341조4000억원)보다는 2조7000억원(0.8%) 늘었다. 앞서 정부는 세수 부족 흐름이 지속되자 작년 세수가 예산보다 59조1000억원 줄어들 거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기업 경기 악화로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법인세는 전년보다 23조2000억원(22.4%) 적게 걷혔다. 2022년 4분기 이후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이듬해 상반기까지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고 법인세 감소로 이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가 줄어든 점도 국세 수입 감소 원인이다. 지난해 소득세 수입은 1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9000억원 줄어들었는데, 이중 토지·주택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도 14조7000억원 감소했다.
실제 주택매매 거래량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3만호를 기록해 전년 동기(57만1000호) 대비 7.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수토지매매거래량도 32.4% 감소했다.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공시지가 하락과 세율 인하 영향으로 전년보다 2조2000억원(32.4%) 줄어든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전년 대비 18.6% 하락했다. 증권거래세(6조1000억원)는 전년보다 2000억원(-3.5%) 줄었지만, 예산보다는 1조1000억원(22.2%) 늘었다. 전체 세목 중 교육세(5조2000억원)만 전년보다 5000억원(10.9%) 증가했다.
부가가치세와 관세 명목으로 거둔 세금도 각각 7조9000억원, 3조원 쪼그라들었다. 수입액이 2022년 7314억달러에서 지난해 6427억달러로 12.1%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기재부는 세정 지원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는 전년보다 41조7000억원 감소했다고 전했다. 기저효과 영향은 종합소득세 2조4000억원, 법인세 1조6000억원, 부가가치세 3조4000억원, 기타 2조8000억원 등 총 10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 달 동안의 국세수입은 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조5000억원 줄었다.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종부세(-1조8000억원)와 부가가치세(-2조1000억원)가 덜 걷혔지만, 소득세(8000억원)와 법인세(2000억원) 국세 수입이 늘면서 감소 폭을 완화했다. 12월에는 근로소득세가 다소 늘었고, 법인세는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금리 상승에 따라 원천분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기재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