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제3지대 태동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속속 총선 출마지를 확정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가진 이력과 명분을 고려해 출마지를 정하거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양당이 버티는 정치 지형에서 제3지대 대표주자들이 당선이라는 이변을 일으킬지 이목이 쏠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 핵심 인사 중 가장 먼저 출마지를 확정한 이는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다. 양 원내대표는 현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을 떠나 경기 용인갑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양 원내대표가 새로 도전하는 용인갑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가 자리한 지역이다. 양 원내대표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21대 국회에서 반도체 정책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양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용인은 양향자의 꿈이 시작된 곳"이라며 "18살 양향자가 입사한 곳이 당시 용인의 '삼성 반도체 통신 주식회사'였다"고 말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정치 1번지' 종로에 나선다. 금 공동대표는 지난 6일 "종로만큼은 진보도 어색하지 않고 보수도 어색하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종로는 지겨운 양당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도약대에 걸맞은 곳"이라고 명분을 전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 한쪽의 우세가 뚜렷하지 않은 지역에 출마해 결과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제3지대 핵심 인사 중 아직 출마지를 확정하지 않은 인물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있다. 이준석 대표는 서울 노원을 정치적 거점으로 삼고 있으나, 이곳은 야권 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에 이 대표가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표는 현재 세종 출마가 거론되는데, 지난달 31일 세종을 찾아 "세종은 전국적으로 가장 젊은 도시"라며 "세종 출마도 닫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는 정치적 고향인 광주 출마를 비롯해 '신(新)정치 1번지'로 부상한 서울 용산에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만약 출마한다면 광주를 최우선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본인들의 이력과 명분을 살려 적절한 지역구를 선택한 만큼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시각과 제3지대 대표주자들이라 할지라도 거대 양당이 버티고 있는 정치 지형에서 당선까진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맞서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의 행적과 가지고 있는 명분을 잘 고려해서 지역구를 선택한 것 같다. 다른 곳에 비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현재 신당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인물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