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기대 속 입주 물량 최저… '전셋값' 상승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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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기대 속 입주 물량 최저… '전셋값' 상승 부채질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2.13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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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매매 대신 전세 선택 비중 늘어
전세 계약 4년차, 新계약가 급등 가능성
고금리와 입주량 감소, 실거주 의무 유지 등이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고금리와 입주량 감소, 실거주 의무 유지 등이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부동산 침체와 고금리로 집값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의무 유예 또는 폐지도 무산될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임대차 2법(계약갱신 청구권·전월세상한제) 4년(2+2) 만기 도래 시점까지 맞물릴 경우,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까지 하락세였던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동년 9월 0.02% 상승 반전을 한 뒤 10월 0.29% 11월 0.28% 12월 0.15%에 이어 지난달 0.1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가격이 수개월째 올랐지만 매매 시장 침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19% 하락해 전월(-0.11%)보다 낙폭이 커졌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0.13% 떨어져 전월(-0.05%)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만 상승하고 있는 건 고금리가 지속되고 시세 추가 하락 기대감도 커지면서 매매 수요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신규 입주 단지가 줄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가 유지 중인 점도 전셋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1만1107가구다. 이는 지난해(3만2879가구) 대비 66.2%(2만1772가구) 급감한 수치다. △인천(4만5000→2만7000여 가구) △부산(2만5000→1만5000여 가구) △대구(3만5000→2만3000여 가구) 등 전국적으로도 올해 예정된 입주 물량이 적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분양 예정 물량도 동시에 급감하면서 전셋값 추가 상승과 전세난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대차 2법(2020년 7월 31일 시행) 4년 사이클을 겪은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시 4년분 인상률을 한꺼번에 적용하자고 나서면, 전셋값이 더욱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22년에도 갱신권을 피해 4년 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리려는 집주인들로 인해 전셋값이 폭등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20년 7월 4억6458만원에서 1년 반 뒤인 2022년 1월 역대 최고가인 6억3424만원으로 36.5% 뛰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지나서도 '매매가 하락, 전셋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신규 아파트는 전세 매물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한다"며 "입주 물량이 줄면 전월세 시장 불안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해 8월이 되면 4년(2년+2년)차 임차인들은 신규 계약으로 전환해야 하고 집주인 입장에선 금액을 한번에 올릴 수 있다"며 "신규 공급도 많지 않아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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