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 불살랐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연합에 선을 그은 데 대해 "뚜벅뚜벅 제 길을 가겠다"고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독자적 창당과 총선 출마를 만류한 민주당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민주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을 맡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조 전 장관의 신당은 총선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박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도 저와 같은 점은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독재정권을 물리치는 것과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그런 입장을 냈는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동의하는 정당과는 당연히 손잡을 수 있다"고 답했다.
광주 지역 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그런 문제를 고민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지금 창당을 선언했고 조만간 신당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떄문에 당적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호남의 지지도 호소했다. 조 전 장관은 "오늘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며 "예전의 대한민국으로 후퇴하는 낡은 세력, 나쁜 집단에 맞서 싸우겠다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 드린다"고 했다.
또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정권과의 싸움 맨 앞에 서겠다"며 "광주시민, 대한민국 주권자 앞에서는 한없이 낮추고 광주시민, 대한민국 주권자를 유린하는 세력에게는 한 치도 타협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국 신당' 창당에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여권에 이른바 '조국의 강' 프레임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중도층 표심이 이탈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 구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의원이 발빠르게 조 전 장관과 거리를 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 창당을 가리켜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