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낙동강 벨트 탈환, 큰 승리 출발"
김두관 "양산을 수성, 경남 의석 과반 목표"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3선의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을 경남 양산을에 전략 공천하면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전직 경남도지사 대전'이 성사됐다. 양산을이 부산·경남(PK) '낙동강 벨트'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가운데 두 사람 모두 여야 잠룡으로 분류되는 만큼 승리한 쪽은 단숨에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김태호 의원을 양산을에 전략 공천한다고 밝혔다. 경남지역 내에서도 국민의힘에 '험지'에 해당하는 지역구에 당 중진들을 일제히 투입하며 '낙동강 벨트' 9개 지역구를 모조리 탈환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양산을은 지난 20·21대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서형수 민주당 후보가 40.33%를 얻어 38.43%의 이장권 새누리당 후보를 1.9%P 차로 꺾었고, 21대 총선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48.94%를 얻어 47.26%를 얻은 나동연 미래통합당 후보를 1.68%p차로 물리치고 당선됐다.
김태호 의원은 당의 양산을 출마 요구에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반면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양산을 수성'을 넘어 다른 PK 지역구까지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낙동강 벨트 9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5개 지역 수성은 물론 전체 경남 16개 지역구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9일 KBS라디오에 "양산을은 전직 경남도지사를 했던 김태호 의원과 제가 경쟁을 한다"며 "양산을은 저희가 두 번이나 사수했던 전략적 요충지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빼앗아야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해갑과 김해을, 양산을 3석을 사수하고 최대 8, 9석까지 절반 정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창원, 거제, 통영까지 우리 후보들이 경쟁력이 있다. 중앙에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르다. 충분히 과반 목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결은 '전직 경남도지사 리턴 매치'이기도 하다. 김태호 의원은 만 41세 '역대 최연소 도지사' 타이틀을 달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32대·33대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후 34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1988년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을 시작으로 38~39대 남해 군수, 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지낸 김두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은 이력과 경력으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경남도지사직을 놓고 첫 대결을 펼쳤지만 당시에는 김태호 의원이 큰 격차로 승리했다.
선거를 50여 일 앞둔 현재까지는 김태호 의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상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가상 여론조사 대결에서 김태호 40%, 김두관 37%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다만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34%로 여당이 우세를 보였다(2월 17~19일, 지역구 만 18세 이상 성인 500~518명, 응답률 9.7%~15.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사람 모두 여야 대권 잠룡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 결과가 향후 대권 가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의원이 양산을을 수성하고 더 나아가 PK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에는 '리틀 노무현'이라는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다. 김태호 의원도 당의 희생 요구를 받아들이고 험지에 출마해 승리할 경우 단번에 정치적 체급이 급상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