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민주당의 공천 상황이 상당히 주목받는 시즌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어떤 의원이 친명인가 아닌가를 곧잘 대화 주제로 삼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흥미로운 것은 종종 몇몇 의원들에 대해서 민주당 지지층이 실제 의원들의 성향과 아주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권인숙 의원이 그렇다. 국회 보좌진 사이에서 '명예 처럼회'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권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를 두둔해온 인사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21년 경선캠프를 꾸리며 대선가도를 시작할 당시 권 의원은 공동상황실장을 맡으며 초기부터 지속해 이 대표를 도왔다. 그러나 권 의원은 이상하게도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 도는 '비명계 명단'에 종종 등장한다.
정춘숙 의원도 마찬가지다. 과거 이재명 대표가 '친문' 전해철 의원과 경기도지사 경선을 벌여 승리한 이후, 의원들이 이 대표를 돕기 망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당시 제일 먼저 보좌진을 파견해 도울 정도로 이 대표와 오래된 인연이다. 그러나 몇몇 '낌새'가 있다며 비명계 명단에 오르고, 이에 더해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할 당시 원내대표단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유도에 앞장섰다는 유언비어로 인해 '비명'으로 낙인찍힌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내대표단이 당시 부결을 설득하고 다녔고, 가결표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자 설득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음에도 그렇다.
사실 두 의원이 비명계로 일종의 '억까'를 당하는 것은 그들이 여성계 의원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대선 당시 이 대표에게 친여성 성향의 유튜브 '닷페이스' 출연을 권유하면서 지지율이 깎였다고 패배 원인을 뒤집어씌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지율 추이를 살피면 통계상 '닷페이스' 출연 추진 기간 이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주장은 근거를 찾기 애매하다. 대부분 표본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거나 오차 범위 내 등락을 근거로 주장한다. 오히려 대선 막판 이 대표가 '친여성 행보'를 보이면서 상승한 지지율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접전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지지층의 경우 언론 보도나 소위 '셀럽'들의 주장을 통해 정치 상황을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 당사자들도 여러 사정들로 인해 적극적인 해명을 망설이며 오해가 길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실제 성향과 지지층의 판단상 괴리가 향후 정치적 지형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아 여러모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