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처벌…진료 군의관 수사·지휘관 징계위 회부
[매일일보] 최근 육군 50사단 훈련병이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입대 직전에 실시하는 입영 신체검사에 혈당검사를 비롯해 11개 검사항목이 혈액검사에 추가된다. 현재 입영신검 때는 간기능, B·C형 간염, 매독, 에이즈 등 5개 항목만 검사하고 있다.
17일 국방부는 “앞으로 일반혈액검사 5개 항목을 비롯해 간기능(GOT), 신장기능,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염증반응(CRP), 소변검사 등 11개 검사항목이 추가된다”며, “이에 따른 추가 예산소요는 53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입영 신검을 담당하는 군의관도 2명에서 4명으로 증원해 정밀 검사가 가능하도록 했다”며, “병무청 징병 신체검사 때는 뇨당검사 방식이 혈당검사 체계로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환자 조기식별을 위해 군병원 진료 때 담당 군의관과 관련된 다른 진료과목 군의관이 합동으로 진료하는 협진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진료 후에는 군 병원과 소속부대 군의관, 지휘관이 진료정보를 공유해 환자의 상태를 추적·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군의관과 지휘관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집체교육과 진료사고사례집 교육 등을 실시해 의료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신병교육대의 교관 및 조교에게도 기초의학상식과 응급처치요령 등을 교육하고 신병 교육인원을 고려해 교관 및 조교 인원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군 당국이 내놓은 이번 군 의료체계 개선안은 지난달 19일 육군 50사단 이모(20) 훈련병이 영남대병원에서 급성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한 사건에 따른 후속조치이다.
육군본부와 육군 2작전사령부의 합동조사 결과, 이 훈련병은 작년 12월 17일 입소 이후 물을 많이 마시고 자주 소변을 보는 특이 증상을 보였으나 해당 부대와 군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훈련병은 훈련 기간에 네 차례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부대 군의관의 진료를 받았고 지난달 13일에는 빈뇨 증세로 국군대구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같은 달 15일 아침 식사 중 쓰러져 국군대구병원을 거쳐 당일 오후에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오다가 19일 오전 7시 15분께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지난달 13일 국군대구병원 비뇨기과 진료 때 혈당이 정상인에 비해 높게 나왔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국군의무사령부 안종성 보건운영처장(대령)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대구병원에 처음 왔을 때 1차적으로 방광염 의심하에 소변검사를 실시했다”며 “진료한 군의관이 당뇨를 의심하고 내과 진료를 환자에게 권유했으나 환자가 내과를 방문하지 않고 자대로 복귀하는 바람에 진료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박대섭 인사복지실장은 “유가족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훈련병을 진료한 대구병원 군의관은 수사 중이며, 훈련병 관리가 미흡했던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