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8부 능선' 넘은 여야···이번엔 비례대표 공천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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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8부 능선' 넘은 여야···이번엔 비례대표 공천 '산 넘어 산'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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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역구 '경력직 강세' 비판에 새인물 수혈 '고심'
민주, '공천 파동' 홍역 이어 벌써부터 '밀실공천' 지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지역구 공천 작업을 거의 끝낸 여야가 비례대표 공천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여야는 비례대표를 통해 각자의 취약 분야를 보완한다는 계획인데, 국민의힘은 '신인 수혈'이, 더불어민주당은 '잡음 차단'이 당면한 숙제로 꼽힌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야권이 뭉쳐 만든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야 모두 지역구 후보자 공천 작업을 70~80% 정도 마무리한 만큼, 총선 준비의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선거와 같은 치열한 경쟁 없이 원하는 인재를 당선시킬 수 있지만, 통상 당선권 번호는 정해져 있어 순번 배정에서 오는 진통도 적지 않다. 이에 여야는 공정하면서도 전략적인 비례 순번 배치를 통해 각자의 '약점'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공천에서 신인 수혈을 어느 정도 하느냐가 공천 최종 평가를 크게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공천은 '경력직 초강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현직 의원들의 본선 진출 비율이 높다. 이날 기준 공천을 확정한 여당 여성 후보는 25명으로 전체의 10%를 조금 넘고, 공천장을 받은 2030 청년은 단 7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공천 기조는 '혁신'을 강조해 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한 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젊은 층에 대한 젊은 인재들을 많이 제시하고 국회로 보낼 수 있는 공천이 국민께서 필요하지 않냐고 지적해 주고 있고, 저도 거기에 수긍한다"며 "그런 부분을 시스템 안에서 구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의 국민추천제 공모제와 비례대표에서 그런 방향이 필요하다고 내부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배제(컷오프)된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경험한 민주당은 비례 공천에서도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이다. 통상 비례대표 순번은 총선이 임박해 정해지는데,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겪은 '공천 파동'을 다시 맞는다면 민주당으로서는 불공정 이미지가 각인되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최근 당 중진인 우상호 의원이 제기한 '비례대표 밀실 공천' 우려를 빠르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년 전에는 당원이 참여하는 공천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 경선을 전당원 투표로 하고, 그 순위 확정은 중앙위원들 투표로 결정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전당원 투표와 중앙위원 투표를 하지 않고, 전략공관위의 심사로 결정한다고 한다"고 적었다.

우 의원은 "이 방식은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며 "당원들의 권리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번 지도부가 왜 이런 자의성이 개입될 방식을 결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분과장을 맡은 김성환 의원은 언론에 "법적으로는 선거운동 60일 전에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리게 돼 있으나 이번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게 되고 여러 협상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며 "시간 제약상 당헌·당규에 정해진 공모·전 당원 투표·중앙위원 순위투표 등 절차를 진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법적으로 보면 민주당의 후보가 아니라 더불어민주연합의 후보를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추천을 하게 된 것"이라며 "최소한의 공정성·민주성·절차적 정당성 등은 당연히 무시할 수 없고, 추천 과정에 개인적 인연이 작용하거나 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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