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빅매치] '운동권 대전' 마포을···함운경 vs 정청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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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빅매치] '운동권 대전' 마포을···함운경 vs 정청래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3.11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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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직 운동권' 후보 대결 성사
한동훈 '운동권 청산론' 성패 바로미터
4·10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후보 블로그
4·10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후보 블로그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10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은 '운동권 대전'으로 큰 관심을 끄는 지역구다. 운동권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국민의힘은 '86(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이었다가 전향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전략 공천했다. 더욱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운동권 청산론'을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으로 내걸고 있어 마포을은 이 운동권 청산론의 상징적인 곳이 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23일 함운경 후보를 서울 마포을에 전략 공천했다. 이후 25일에는 민주당이 정청래 의원을 단수 공천하며 여야 운동권 출신 간 대결이 성사됐다.

함 후보는 1985년 민족통일·민주쟁취·민주해방 투쟁위원회(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과거 대표적인 86 운동권 출신 인사다. 1996년에는 무소속으로 서울시 관악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1997년 대선에서는 당시 권영길 후보의 국민승리21의 관악동작지부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며 전향해 운동권 특권 문제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왔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함 후보 전략 공천 배경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내건 '운동권 청산론'이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친이재명계이자 운동권, 86세대 정치인인 정 의원을 '전향' 운동권 출신 함 후보가 이긴다면 곧바로 민주당 핵심 세력인 86 운동권 세력의 퇴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운동권 청산론은 총선 이후 더 탄력을 받으며 한 비대위원장을 상징하는 강고한 정치적 프레임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정청래와 함운경을 비교해 보라. 진짜 운동권에서 '네임드'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인가, 그 유명한 함운경인가"라며 "운동권으로서 청구서를 시민사회, 정치에 들이밀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보다 함운경이 훨씬 위"라고 치켜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의원 역시 1989년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86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이후 제17·19·21대 총선에서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3선의 고지에 올랐다. 당내에서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이자 대여 '강경 스피커'로 꼽힌다.

'운동권 대전'이 펼쳐지는 마포을은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지역으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 48.3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5.81%로 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기류가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지역구 내 상암동을 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지로 최종 확정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도 정 의원이 함 후보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9일 마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 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9%, 함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33%였다(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 응답률 12.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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