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안팎 예금금리 대비 1~2%p 높은 금리 경쟁력 기인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홍콩 ELS, 증시 둔화 등에 따라 개미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채 매집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회사채는 3조원에 육박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개미들이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2조7086억원이다. 해당 기간 전체 회사채 순매수(5조6976억원) 규모의 47.54%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020년대 들어 회사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20년(1~3월) 7829억원이었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2021년(1~3월) 3652억원 ▲2022년(1~3월) 9210억원 ▲2023년(1~3월) 1조7047억원으로 지속 증가해 왔다. 2020년과 비교하면 4년 새 3배 이상 회사채를 순매수했다.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여타 금융 상품 대비 높은 금리가 이유로 꼽힌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연 3.5% 안팎이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파킹 통장 금리도 연 2%대 초반까지 내렸다.
반면 ‘투자 적격’으로 인정받는 신용 ‘A’~‘BBB’급 회사채 금리는 연 4~5% 수준이다. 투기등급으로 평가받는 BBB급 회사채의 경우 5% 후반까지 금리가 제공된다.
실제로 옿해 들어 수요 예측에 나섰던 SLL중앙·AJ네트웍스(BBB+), 콘텐트리중앙·두산퓨얼셀(BBB) 등 투기등급의 ‘BBB’급 회사채 대부분 모집액이 개인투자자가 몰린 덕분에 청약 마감했다. 특히 수요가 컸던 두산에너빌리티(BBB+)의 경우 회사채 금리를 예정(민간 평가사 책정 금리)보다 연 1.2% 포인트 안팎 낮춰 발행하기도 했다.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여천NCC 무보증사채(신용급등 A)의 경우 250억원 청약 중 150억원이 개인투자자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기가 미정이지만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확정적인 가운데 시중은행 및 인터넷 은행의 수신 금리가 내려갈 것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을 시에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국채보다 금리가 더 높은 회사채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속에서 개미투자자들의 투자가 회사채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같은 경우에는 오는 7월과 10월쯤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미국은 오는 6월부터 2~3차례 정도의 인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증권사들도 채권 서비스를 확대·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은행이 카카오·토스뱅크와 협업해 이들의 모바일앱에서 채권 직접 거래가 가능하게 했다. 삼성증권은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엠팝(mPOP)을 통해 채권 간편매매를 지원하고 있으며, 소액투자(국내채권은 1000원, 미국채권은 100달러부터)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메리츠증권은 단기사채 전용서비스인 'Bond 365'를 채권종합 서비스로 확장, 지방채·회사채 등 장내외 거래가능한 채권 상품을 추가 했다. 대신증권은 온라인 전용 채권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