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스윙보터 중원서 '尹 정권 심판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주요 도시를 돌며 선거전에 한창인 여야 대표가 각각 접전지를 방문,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 험지인 '낙동강 벨트' 지역을 방문해 지역구 탈환에 주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 지역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조했다. 총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선 지지층을 비롯한 이들 격전지의 표심 확보가 중요한 만큼 양당 대표가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14일 오전 여당 험지인 '낙동강 벨트' 지원 유세를 위해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부산에 있었을 당시 구포역을 이용해 서울에 올라가곤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후보인 서병수 의원(부산북갑)과 함께 했다. 서 의원은 이 지역 현역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는 간담회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들에게 "구포시장을 특화할 실효적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시장 지원 문제는 대부분 지방정부를 통해서 하게 돼 있는데 그러면 속도감 있게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중앙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지방정부를 통하지 않고 지원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북·강서구와 사상구·사하구,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9개 선거구를 말한다. 통상 부산·경남(PK)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낙동강 벨트의 경우 민주당 출신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영향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부산 북구강서갑, 사하구갑, 경남 김해갑, 김해을, 양산을 등에서 승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은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고속철도 구축 등 현안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그는 "저희가 부산에 정말 잘하고 싶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대부분 정치라는 것이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문제인데, 저희는 부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포시장 방문 후 사하갑 후보인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함께 괴정골목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간담회에서 "총선만을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를 하려 한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 일정을 마친 뒤 김해로 이동, 학부모와 외동전통시장 상인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권으로 향했다. 첫 일정으로 과학기술 도시 대전에서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비판하며 중원 표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이 정권의 무지하고 무책임한 R&D 예산 대폭 축소 때문에 대전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과학기술은 대전에게 일자리이자 먹거리 그 자체이고, R&D 회사는 대전에게 민생 그 자체다. 이미 연구단지 주변 상권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불거진 여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정권은 단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나라를 망쳐놓고 반성하기는커녕 함량 미달 후보들을 전국에 공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최근 조수연 후보(대전 서구갑)의 '일제강점기 발언'과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을 겨냥해 "대전도 마찬가지 아닌가. 일제강점기가 더 좋았을지 모른다, 이토 히로부미는 잘 키운 인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제정신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세종 지역 방문과 오송참사합동분향소 참배 등을 비롯해 이른바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윤 정부의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만큼 '정권 심판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그는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현장인 경기 양평, R&D 예산 삭감 관련 경기 이천 소재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채 상병 사망 수사 은폐 의혹과 연루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출마지 '충남 천안갑',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 당시 서천 화재 관련 '충남 홍성·예산' 등을 찾아 현 정부 실정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