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병·부산 북갑, 도전자에 유리해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지난 총선에서 여야가 '초접전' 승부를 벌인 지역구도 재조명받고 있다. 4년 전 석패한 곳을 탈환하기 위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분주한데, 접전을 치렀던 지역구 일부는 선거구 개편이 이뤄지며 승부 예측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3%p 이하 격차로 접전을 벌인 지역구는 총 19곳이었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선거구 재편을 반영하면 18곳이 된다. 이를 다시 2%p 안팎의 '초접전' 지역구로 좁혀도 △서울 용산 △부산 남구 △부산 북강서갑 △부산 사하갑 △경기 성남분당갑 △경기 평택을 △충남 보령서천 △충남 아산갑 △충남 천안갑 △경남 창원진해 △경남 양산을 등 11곳에 이른다.
먼저 용산은 21대 총선 당시 한강 이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당선된 곳인데, 이번 총선에서 리턴매치가 벌어지게 됐다. 4년 전에는 권영세(47.8%) 후보가 강태웅(47.1%) 민주당 후보를 단 890표(0.7%p) 차이로 이겼다.
부산 사하갑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20년 보수 아성'을 무너뜨린 뒤 재선한 곳이다. 21대 총선에서는 김척수 통합당 후보를 0.87%p 차이로 따돌린 바 있다. 이곳에서 3선을 노리는 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선 이성권 전 의원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성남 분당갑은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통합당 후보가 김병관 민주당 후보를 단 0.8%p 차로 눌렀다. 김은혜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치러진 2022년 6월 1일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김병관 후보를 25.0%포인트 차이로 크게 꺾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21대 총선에서 나동연 통합당 후보를 1.7%p 차로 누른 김두관(경남 양산을) 민주당 의원은 이번엔 다른 지역구에서 옮겨온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한다. 두 사람 모두 경남지사를 지낸 바 있는, 경남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충남 보령서천에선 김태흠 통합당 후보가 나소열 민주당 후보를 1.73%p 차로, 아산갑에서는 이명수 통합당 후보가 복기왕 민주당 후보를 0.73%p 차로, 천안갑에서는 문진석 민주당 후보가 신범철 통합당 후보를 1.42%p 차로 간신히 이기는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졌다.
21대 총선에서 초접전을 벌인 지역구 중에선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개편이 이뤄진 곳도 있다. 이들 지역구는 현역 의원의 '표밭'이 빠져나가 도전자에게 유리한 구도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총선 평택을에서 1.56%p 차로 아쉬움을 삼킨 김현정 민주당 후보는 신설 선거구인 평택병으로 무대를 옮겨 평택을 현역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재대결을 벌인다. 평택병은 기존 평택갑 선거구에서 동삭동, 비전1동을, 평택을 선거구에서 원평동, 신평동, 용이동, 비전2동을 넘겨받아 구성됐는데, 유 의원에게 몰표를 던졌던 팽성읍과 오성면, 현덕면 등이 빠져나가면서 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4년 전 부산 북강서갑에서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를 2.0%p 차이로 이겼던 재선 전재수 민주당 의원도 선거구 개편으로 쉽지 않은 승부를 치르게 됐다. 북강서갑은 인구 증가로 북갑, 북을, 강서구 3개 지역구로 재편됐는데, 전 의원은 이중 북갑에 출마해 5선의 서병수 의원과 맞붙는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자신에게 큰 지지를 보낸 만덕1동을 잃은 채 서 의원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부산 남을은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1.86%p 차로 신승을 거둔 곳인데, 이번 총선에서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남갑과 합쳐지며 단일선거구(남구)가 됐다. 지난 총선에서 박수영 의원이 11%p 차로 상대 후보를 꺾은 것을 감안할 때, 남구 전체로 보면 여당세가 조금이라도 우세해질 전망이다. 다만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민심이 이반돼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고 지역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