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순번일수록 유권자 선택 용이···막판 경쟁 예고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새로운미래가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하면서 정당 간 '기호 쟁탈전'도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통상 높은 순번의 기호일수록 유권자 선택이 용이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군소정당에겐 '앞 순번 기호' 획득 여부는 생사가 걸린 사안이다. 이를 위해 지역구 후보를 내는 군소정당들은 정당 기호 확정일자인 22일 전까지 '현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설훈·오영환 의원은 지난 17일 새로운미래에 동반 입당했다. 이로써 새로운미래 소속 현역 의원은 기존 김종민·박영순·홍영표 의원을 포함해 총 5명이 됐다. 두 의원의 합류로 새로운미래는 오는 22일 지급되는 선거보조금 수령 기준도 충족하게 됐다.
이는 거대 양당과 이들의 비례 위성정당, 녹색정의당에 이은 6번째로 많은 현역 의원 규모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의원 꿔주기'를 통해 현역 의원 10명을 보낸다는 계획이고, 국민의힘도 8명의 현역을 국민의미래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정당 기호 확정 일자가 임박한 만큼 제3지대 군소정당이 이들을 넘어서는 현역 의원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각 정당이 현재의 현역 의원 숫자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미래는 6번의 단일 기호를 달고 이번 총선을 치르게 된다.
다만 6석을 가진 녹색정의당과의 차이가 단 1석에 불과해 추월 가능성은 남아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도 4명의 현역 의원(양향자·이원욱·조응천·양정숙)이 있어 '상위 기호'를 둘러싼 군소정당 간 혈투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이 같은 '기호 쟁탈전'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틈타 비례의석 확보를 노리는 군소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유권자 입장에선 수십 개에 달하는 정당을 모두 알 순 없기 때문에, 높은 기호를 받은 정당이 대중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판단하기 쉽다. 이에 지역구 당선을 노리는 제3지대 정당 입장에선 보다 높은 기호를 획득해 유권자에 대한 소구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세종시청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현역 의원) 2명이 결심하면 녹색정의당보다 우리가 의석수에서 앞에 나가게 된다"며 "우리는 새로운미래가 세 번째(3번)로 벽보를 걸 것으로 일단 전망하며 끝까지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제3지대 관계자도 <매일일보>에 "여야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이어서 더 이상의 이탈자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높은 기호가 유권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긴 어렵다. (더 높은 기호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각 정당의 후보 기호는 오는 22일 후보자 등록 마감 후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