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빅매치] 광진갑 '김병민 vs 이정헌'···尹-李 대변인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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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빅매치] 광진갑 '김병민 vs 이정헌'···尹-李 대변인 격돌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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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 '입' 역할···대리전 구도
광진갑, 野 '약 우세' 평가···선거 직전 '바람' 변수
서울 광진갑 총선에서 맞붙게 된 김병민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후보 페이스북
서울 광진갑 총선에서 맞붙게 된 김병민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후보 페이스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서울 광진갑 총선은 지역구 현역 전혜숙 의원(3선)의 경선 탈락으로 '0선 후보' 간 승부가 됐지만, 구도는 한층 흥미로워졌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 각각 윤석열·이재명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병민(42) 국민의힘·이정헌(52)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으면서다. 지역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이 벌어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광진 토박이'인 김병민 후보를 지난달 14일 일찌감치 단수 공천했다. 지난 총선에서 전 의원에게 지긴 했지만, 4년간 지역을 일궈온 공을 인정받은 셈이다. 반면 이정헌 후보는 유독 많았던 광진갑 출마 희망자들과 경쟁하면서 험난한 예선전을 치렀다. 그렇지만 경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으며 상승세를 탔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201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기초의원(서초구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1대 총선에선 청년 공천 할당을 받아 광진갑에 출마했는데,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전혜숙 의원에 고배를 마셨다. 이후 중앙당 요직을 맡으며 몸집을 키워왔다.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고, 작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이 후보는 광주MBC, JTBC, 중앙일보 등을 거친 정통 언론인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방송·언론 국가인재'로 영입됐다. 이후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무능하고 불의한 권력에 싸우겠다”며 광진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각각 윤석열·이재명 대선 후보의 '입'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에 입당하기 전부터 캠프에 합류해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무소속인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는 당 인사들의 징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에 김 후보가 이 대표를 향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길을 걷지 않기를 바란다"고 맞서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여러 방송에서 보수 패널로 출연해 정부·여당을 적극 변호하며 '친윤석열(친윤)' 면모를 보였다.

이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센터장 겸 직속 공보단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특히 대선 직전 공개된 이재명 찬조연설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당시 이 후보는 "이재명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잘 하니까 당에 지지기반 하나 없지만 국민들이 대선 후보로 뽑아준 사람"이라며 "이재명은 단연코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 이후에도 이재명 대표에 친화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며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광진갑 대진표가 완성된 이후 두 후보는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호남 출신인 이 후보가 지역기반이 약하다는 공세를 펴고 있는데,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저를 상당히 의식하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이들은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를 지적하며 탈당한 전혜숙 의원의 행보를 두고도 맞붙었다. 이 후보가 경선 패배에도 당에 남은 박광온·박용진 의원과 비교하며 전 의원의 탈당을 비판하자, 이번에는 김 후보가 "(이 후보는) 전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며 "비명계인 많은 민주당의 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이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높아서 공천받았다고 주장하기에는 면구스러운 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광진갑은 지난 7번의 총선에서 진보 정당이 5번 승리를 가져가며 '민주당 근소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광진갑에서 4만8735표(47.55%)를 득표해 4만8779표(47.59%)를 얻은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고, 직후 벌어진 지방선거 광진구청장 선거에서는 김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3만4813표(49.88%)를 얻어 3만4113표(48.88%)를 얻은 김선갑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진갑은 진보색채가 좀 있지만, 그래도 서울 동북권에선 나름 '소신 투표'를 하는 곳"이라며 "결국 '정권 심판론'이든 '거야(巨野) 심판론'이든 더 와닿는 호소에 지역민들이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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